케이블셋톱박스에 장착 의무화…가격·기술연동 등 미해결
새해부터 디지털케이블셋톱박스에 케이블카드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케이블방송(SO)사들이 이를 도입할 여력이 없어 내년 디지털방송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와 관련방송사에 따르면 따르면 SO는 디지털방송서비스를 위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한 케이블카드를 도입,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용상의 문제로 이의 도입을 미루고 있거나 아예 케이블카드를 장착하지 않은 셋톱박스를 이용해 구축, 디지털방송 준공검사를 준비하고 있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디지털방송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정통부가 케이블카드 장착을 의무화한 유예기간은 올해로 끝났지만 아직 케이블카드에 대한 가격·인증·기술 연동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 SO의 경우 이를 도입할 여력이 안된다는 점도 이유중 하나로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 11월 케이블카드 장착 유예기간에 준공검사를 받은 2000대 정도의 큐릭스 셋톱박스는 케이블카드를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년부터 도입해야 셋톱박스의 경우 케이블카드를 장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큐릭스는 당장 케이블카드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
큐릭스 관계자는 “현재 TTA로부터 케이블카드 인증이 나오지도 않아 카드를 장착할 수 없다”며 “조만간 정통부에 케이블카드장착 의무에 대한 규정에 대해 새로운 유권해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케이블카드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디지털방송을 위해 준공검사를 준비하고 있는 C&M커뮤니케이션 역시 현재 발주한 5000대의 셋톱박스에는 슬롯만 있지 케이블카드와 관련 인터페이스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C&M관계자는 “케이블카드 가격이 높기도 하지만 케이블카드와 1대1로 대응하는 셋톱박스도 아직 인증받은 제품이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새해부터 케이블카드를 장착하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해 사실상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내년부터 셋톱박스에 케이블카드를 장착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통부 이재홍 과장은 “올해 준공검사를 마친 큐릭스를 제외한 케이블업체들은 새해부터 준공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케이블카드를 장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SCM과의 가격논의에 있어서도 더이상 정통부가 외국의 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 가격협상 파트너로 나설 의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DMC사업자인 BSI는 최근 SCM측과 케이블카드 도입을 위한 협상을 끝냈다. BSI는 정부가 표준안으로 마련한 표준안대로 추진키로 하고 케이블카드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BSI는 SCM측이 원하는 개당 30∼35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 내년 3월 시험방송, 4월 상용화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