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은 나야, 나!”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층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국가나 조직에 충성하기보다는 개인의 행복에 더 큰 가치를 둔다. 과거 기성세대에 비해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 20대의 특징 중 하나다.
이같은 특징은 2003년을 강타한 히트상품 목록에서 대번에 드러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03년 10대 히트상품’에서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상품으로 ‘디지털포토’가 선정됐다. 디지털포토는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을 아우르는 디지털 기기다.
또 건강하게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 웰빙 상품이 4위에 오르는 등 나 자신에 투자하려는 최근의 열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올 한해 최고 히트상품인 디카나 폰카의 용도는 사물이나 다른 사람의 사진을 촬영하는 게 주된 목적이지만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찍어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는 경우도 흔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포토앨범 등의 코너에는 자신이 직접 찍은 ‘셀프’ 사진이 상당수다. 엽기적인 표정, 귀여운 모습, 우스꽝스런 포즈까지 남에게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알리는 데 젊은이들은 익숙하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평범하지만 ‘예쁜’ 얼굴사진은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얼짱’ 신드롬의 단초가 됐다. 이같은 사진을 자신만의 사이버 공간에 만들어 놓은 ‘블로그’도 1000만 가입자를 넘어서며 히트했다. 블로그에는 사진 뿐 아니라 자신의 취미나 일상생활, 전문적인 지식까지 자신에 대한 많은 부분이 공개된다.
젊은이들이 이처럼 자신을 공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나’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한다. 합리적인 사고와 지적능력, 외모, 사람과의 관계 등에서도 거칠 것이 없다. 당당하게 자신을 보여주고 의견도 제시한다.
이같은 자신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좋은 음식을 먹고 시설좋은 곳에서 휴식과 생활의 활력을 찾는다. 이른바 웰빙 상품의 급성장은 이같은 자기 사랑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허원무 연구원은 “현대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신과 육체적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과거에는 육체적 건강유지에 관심이 높았으나 2004년에는 정신건강도 함께 관리하려는 웰빙 트렌드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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