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핫이슈]삼성전자-소니 LCD 손잡다

 2003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정보가전, 반도체, 부품산업 분야에서 유난히 화제가 많았던 해다.

 영원한 경쟁자로 인식돼던 삼성전자와 소니가 LCD분야에서 손잡았는가 하면 다이렉트판매방식으로 PC업계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델이 가전시장에 진출했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 7세대 LCD투자와 삼성·소니 합작

 올해 LCD업계의 가장 큰 뉴스로는 삼성전자와 소니와의 LCD부문 합작 발표다. 세계 최대 LCD패널 업체와 세계 최고의 TV업체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합작 내용이 발표되자 전세계 LCD업체와 TV업체들이 주목했다. 특히 소니가 삼성전자를 선택하자 일본에서는 소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삼성과 소니의 합작은 6세대 진영과 7세대 진영으로 극명히 나눠진 차세대 LCD 투자와도 관련이 깊다. LG필립스LCD, 샤프, AU 등이 6세대로 결집하자 삼성전자, 치메이, 히타치 등은 7세대로 승부를 걸었고 삼성전자는 소니를 원군으로 끌어들였다.

 ◆ 플래시메모리 삼성 1위 등극, 인텔 4위 추락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4분기의 플래시메모리 매출은 삼성전자 7억7500만달러, 도시바 6억4400만달러, FASL LCC 스팬션 4억9000만달러, 인텔 4억5000만달러 등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도 도시바, FASL LCC 스팬션, 인텔 등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플래시메모리 시장석권이 확실시된다. 그동안 이 분야는 전통적으로 휴대폰용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왔으나 디지털카메라, USB 드라이브, MP3플레이어 등 낸드형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하는 디지털기기의 수요폭발로 전세는 역전됐다.

 이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였던 인텔은 낸드형 수요폭증과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가격인상 실패 등으로 4위로 추락했다.

 ◆ PC업체 TV시장 참여

 델과 HP의 TV 시장 진출은 세계 PC업체는 물론 세계 가전업체를 크게 놀라게 한 핫뉴스였다. 가전과 PC의 경계가 없어지고 IT유통망과 가전 유통망의 전투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델은 연말부터 17인치, 23인치, 30인치 LCD TV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TV시장에 참여했으며 HP는 내년 초부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델은 별도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전화나 온라인으로 제품 주문을 받아 즉시 생산·배달하는 체제로 재고를 최소화하는 사업모델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델의 시장 진출로 우선 TV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참여를 발표한 HP와 함께 가격 파괴를 유도, 가전업체들과 PC업체들간의 전쟁이 예고된다.

 ◆ 일본소재업계 한국진출

 스미토모화학, 닛산화학, 제이에스알(JSR), 오키 등 일본의 정상급 전자재료 업체가 총 1조원 규모로 한국에 투자하며 진출했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한국의 LCD 업체들이 일본 전자재료 업체들에 납기 대응의 이유를 들어 한국행을 장려했고 정부도 ‘유망 부품소재 기업 일본투자유치단’을 만들어 유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일본 소재업체들의 한국 진출로 한국에서 핵심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돼 그동안 취약한 경쟁력을 보여 왔던 전자재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으며 장기적으로 대일무역 적자 해소의 길을 열었다.

 ◆ CMOS, LDI 강국 부상

 카메라폰 수요 폭발, LCD의 세계 1위에 힘입어 핵심 부품인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이미지센서와 컨트롤IC, LCD구동드라이버칩(LDI) 분야도 기록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제품에 비해 이렇다 할 비메모리 반도체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이들 제품이 첫 성공 사례로 꼽힌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는 CMOS 이미지센서와 LDI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픽셀플러스, 토마토LSI 등 유망한 벤처 팹리스 업체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 디지털카메라 가전시장 선도품목으로 부상

 디지털카메라는 올 한해 MP3플레이어와 함께 국내 디지털 가전시장을 주도한 대표적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디지털카메라 시장규모는 내수경기 침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년도 45만대에서 2배가량 성장한 9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 확산의 영향으로 종전 10∼20대 젊은층에 한정됐던 디카 수요층이 중장년층으로 확산된 데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디지털카메라 보급률 증가는 디카와 관련된 후방산업의 성장을 낳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온라인사진인화서비스는 물론 디지털사진인화자판기, 포토프린터, 메모리카드 등 연관산업 시장도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 텔레메틱스·홈네트워크 산업 개화

 국내 텔레메틱스시장은 올해 본격 개화기를 맞았다.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메이저 통신업체와 자동차업체가 출사표를 던졌고, 텔레메틱스산업협회도 출범했다. 최첨단 텔레메틱스 단말기, 3D 전자지도 등 파생상품 출시가 잇따르는가 하면 휴대폰용 입체 교통안내 시스템 등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쏟아졌다.

 가전부문에서는 홈네트워크가 주요 화두였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 업체들은 연초 이동통신 3사와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인터넷세탁기·인터넷냉장고 등 홈네트워크형 디지털 가전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홈네트워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산자부, 정통부 등 각각 KT-삼성 컨소시엄과 SK텔레콤-LG전자 컨소시엄을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자로 선정했으며 지능형 홈 산업포럼을 통해 관련 제도의 정비와 표준화 작업을 추진, 홈네트워크 상용화에 대한 준비작업이 본격화됐다.

  <디지털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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