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정부부처도 퓨전을

 서로 다른 요소를 하나의 조합으로 결합한 ‘퓨전(fusion)’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퓨전의 사전적 의미는 융해, 용융, 융합 등이지만 음악분야에서는 퓨전이라는 용어가 자리잡은 지 꽤 됐다. 동서양 음악의 조화, 록과 재즈의 결합 등이 그것이다.

 퓨전 현상은 음악에서 더 나아가 요리, 미술, 산업, 경제,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산업분야의 퓨전 현상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가전, 전자기기의 디지털화 추세와 통신·네트워크의 발달은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신용어를 만들어 냈다. 카메라폰, 디지털TV, 스마트폰, SoC, 캠코더폰, 디지털카메라 등 통신과 컴퓨팅, 방송, 네트워크, 가전기기가 융·복합된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때문에 대학 등에서도 학과 이름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학부와 학과가 탄생하고 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대학의 커리큘럼도 수요자(기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고 학부나 학과명도 멀티미디어학부, 뉴미디어학부, 정보통신공학과, e비즈니스학과, 다중매체영상학과, 멀티미디어공학과처럼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엔 정부부처내에서도 컨버전스(퓨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산업과 경제 등 IT와 관련한 분야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산업정책을 수립할 때마다 티격태격해온 산업관련 부처들이 올들어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발굴·육성 사업을 둘러싸고 눈에 거슬릴 정도로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영국, 독일, 중국 등은 이미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정부 조직을 슬림 또는 합리화한 상태다.

 미시경제(산자부)와 거시경제(재경부)를 두 부처로 나눠서 관장하게 하는 것도 그렇고 새로운 산업 분야가 대두될 때마다 티격태격하는 산업·기술 관련 부처도 그렇고 이제는 관련 부처를 컨버전스(퓨전)화해서 유연하게 조율해야 할 경제산업부총리제도 한 번쯤 생각해볼 시점이다.

 <주문정 디지털경제부 차장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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