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커널\` 3년만에 공식 발표
오픈소스 진영이 손꼽아 기다려온 새 리눅스 커널(프로그램의 핵심 부문)이 근 3년 만에 마침내 선보여 리눅스 세력 확산에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새 커널 등장으로 윈도에 대항해 갈수록 세력을 넓히고 있는 리눅스 진영은 숙원인 엔터프라이즈(기업·정부·공공기관)와 안방(데스크톱) 시장 공략에 보다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C넷 등 외신은 91년 리눅스를 고안한 리누스 토발즈<사진>는 새 리눅스 커널인 ‘2.6.0’ 버전을 17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커널 2.4가 발표된 지난 2001년 1월 이후 거의 3년 만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다. 발표에 앞서 토발즈 등은 지난 7월 2.6 버전의 시험판을 공개, 이후 여러차례의 버그 수정 작업을 했다.
◇무엇이 바뀌었나=새 커널은 보안· 성능 등 여러 면에서 크게 개선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멀티 프로세서 서버 지원이다. 즉 이전 커널(2.4)은 보통 4개, 많아야 8개의 프로세서까지밖에 지원하지 못했지만 2.6.0 커널은 이를 32개까지 확장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거의 진입하기 힘들었던 은행계좌관리, 주식거래, 전자메일 전달 같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침투가 그만큼 넓어지게 됐다.
메모리 지원 용량도 높아져 32비트 시스템(서버)에서 최대 64GB까지 지원할 수 있다. PC 이외의 단말기인 임베디드 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제한적 메모리 관리기술을 적용, 절전 프로세서 지원 기능도 높였다. 또 하드드라이브에서 프로그램이 정보를 읽고 쓰도록 하는 ‘볼룸 매니저(volume manager)’ 기능을 개선했을 뿐 아니라 2.4 커널이 가지고 있던 저장 제한(2테라바이트) 약점도 없앴다.
◇시장확대 전기=리눅스 진영은 새 커널 발표로 리눅스가 앞으로 새로운 시장을 많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2.6 커널을 적용한 상용제품이 나오려면 앞으로 적어도 수개월은 더 걸릴 전망이다.
세계 시장의 69%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IDC 추정) 레드햇은 실제 2.6.커널을 채택한 신제품(엔터프라이즈 리눅스 4)을 오는 2005년께 선보일 예정이다. 2위 리눅스업체 수세의 경우 레드햇보다 조금 이르게 내년 여름 발표하는 신제품(수세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서버9)에 커널 2.6을 지원한다.
일각에서는 “메모리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분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또 너무나 자주 새로운 사건(이벤트)을 모니터링한다”고 새 커널의 단점을 지적했다.
한편 리눅스는 느리게 회복하고 있는 서버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중 리눅스 서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7억4300만달러에 달했다. 또 1분기에 전체 서버의 5.6%, 그리고 출하량 기준 14.1%에 불과했던 리눅스는 3분기 들어 각각 6.8%와 16.2%로 비중이 높아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