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전화정보서비스 규제방식 논란

 정부가 060전화정보서비스의 불건전 정보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자율규제 활동을 벌여온 전화정보사업자들이 집단적인 반발에 나서 규제방식과 관련한 ‘정부주도’냐 ‘민간자율’이냐라는 해묵은 논쟁이 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왜 규제 강화하나=060전화정보서비스는 콘텐츠업체들이 KT(700), 데이콤(600), 하나로통신(800), 온세통신(900) 등 4개 기간통신사업자의 전화망을 이용해 각종 음성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최근 들어 일대일음란채팅 등이 만연해 규제강화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지난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전화정보서비스를 통신사업자의 자율규제에 맡긴 결과, 폰팅 등 불건전정보 유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사전 심의와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키로 하고 이달부터 본격 심의에 들어갔다.

 자율규제는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음란성인정보를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규제함으로써 규제의 끈이 느슨해질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자율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정부측 주장이다.

 ◇전화정보사업자의 반발=16일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회장 김근태)는 정통부 장관 앞으로 발송한 진정서를 통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060전화정보서비스에 대해 본격적인 심의에 나설 경우 자율적인 규제제도 퇴보, 표현의 자유 침해, 모니터링 시설 중복투자, 산업발전 침해, 민원처리 혼선 초래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며 “4대 기간통신사업자가 모두 참여하는 KIBA 중심의 자율규제모델을 구축해달라”고 요구했다.

 KIBA는 이와 함께 민주적 절차성 확보를 위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업자 및 협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하는 한편 MIP(Master Infomation Provider) 제도 정착 등을 통해 사업자들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줄 것도 정통부측에 강력 촉구했다.

 김근태 KIBA 회장은 “후발통신사업자들이 심의를 거부해서 생긴 일이므로 KIBA의 불성실 탓이 아니므로 정통부는 어렵게 마련된 자율규제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정통부가 우리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반박보도문을 작성해 언론 등에 배포하고 100여개 콘텐츠업체 대표와 함께 정통부 장관을 항의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전화정보서비스는 시장규모가 연간 2200여억원에 달할 정도로 기간통신사업자들에게도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여서 전화정보사업자들과 정통부간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2000년 10월부터 자율심의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KT(700)을 제외한 데이콤(600), 하나로통신(800), 온세통신(900) 등 후발사업자들과는 계약체결에 실패, 사실상 구멍뚫린 반쪽규제를 해온 것이 사실이어서 진정서를 통해 제기한 사업자들의 입장 관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통부 주무부처인 정보이용보호과의 김기권 과장도 “현재 060전화정보서비스의 40% 이상이 성인정보이고 그 중 대부분이 불법적인 일대일음란폰팅인데 이러고도 자율규제활동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정부가 직접 규제에 나서는 것은 KIBA의 활동이 미진한 데 따른 타당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아무 하자가 없다”고 말해 직접규제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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