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나스닥 상장 첫날 10% 하락

국내원주에 직격탄…"중장기론 긍정적"

 웹젠이 나스닥에 데뷔했지만 첫날 거래에서 10% 하락하는 등 출발은 순조롭지 못했다.

 온라인게임업체 웹젠이 16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방식으로 상장됐다. 상장방식에 관계없이 대기업 지분이 없는 순수 벤처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한 것은 웹젠이 처음이다. 주가는 시초가인 11.17달러보다 10%(1.17달러)하락해 주당 10.00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한때 9.68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총 거래량은 341만주를 기록했다. 상장 첫날 주가로 볼때 그리 성공적 출발은 아닌 셈이다.

 웹젠은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870만주 ADR(원주 87만주)을 발행, 총 9720만달러를 조달했다. ADR 한 주는 국내 원주의 0.1주에 해당한다.

 웹젠의 나스닥 상장은 단기적 수급 부담이 되고 있음에도 긍정적인면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웹젠 주가에는 발행 주식수 증가에 따른 주당 가치 손실과 국내 원주와 DR와의 주가 차이 발생에 따른 단기적인 부담이 반영되고 있다. 특히 DR의 첫날 가격 하락이 국내 원주의 동반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웹젠 원주는 17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하며 13만2600원을 기록했다.

 일시적 부담에도 회사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 평가는 여전히 많다. 웹젠이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대거 확보하게 됐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대와 기업 투명성이 높아지는 등 순기능이 많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웹젠의 나스닥 공모가격이 국내 원주에 비해 소폭(8.0% 수준) 디스카운트 됐고 이는 상장 직후 일시적으로 주가가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라며 “하지만 조정기 이후, 펀더멘털에 집중할 경우, 웹젠은 나스닥에 거래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의 동종업체에 비해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국내기업 해외증시 진출 사례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증권 발행은 지난 85년 삼성전자가 유로시장에서 발행했던 20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가 최초다.

 주식 형태인 DR로는 지난 90년 삼성물산이 유로시장에서 4000만달러 규모를 발행한 것이 처음이었다. 국내 기업의 증권발행은 상장 거래소 초기 단계인 룩셈부르크에서 시작돼 런던 증권거래소, 나스닥 및 뉴욕증권거래소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뉴욕 시장(NYSE)에는 포스코와 한국전력, SK텔레콤, KT, 국민은행이 거래되고 있고 나스닥에는 이번 웹젠을 포함해 하나로통신, 미래산업 등 3개사가 거래되고 있다. 초기 주류를 이뤘던 런던증권거래소와 룩셈부르크증권거래소에는 각각 9개, 17개 회사의 증권이 거래되고 있다.

 이번 웹젠의 나스닥 진출은 대기업이나 계열사 없는 국내 순수 벤처기업이 미국 증권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미 증시가 진입보다는 퇴출과 상장 유지에 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두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다. 두루넷은 지난 2000년 원주 형태로 나스닥에 직상장됐지만 법정관리 신청과 최소 주가 미달 요건에 따 올해 4월 7일 상장폐지 됐다. 삼보컴퓨터와 KDS의 미국 현지 합작법인인 이머신즈도 지난 2001년 나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이처럼 국적과 무관한 해외 증시로의 교차 상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법인은 아직까지 하나도 없다. 국내 증권시장 역시 외국 기업의 상장에 차별을 두고 있지는 않다.

 이와 관련,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협소하고 주가가 저평가되기 쉽다는 생각에 해외 기업이 국내 상장을 꺼리고 있다”며 “국내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느끼는 해외 기업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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