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4700여명 아웃소싱 추진
세계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이 수천명의 자사 프로그래머 일자리를 인도·중국 등 해외에서 충당한다.
16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IBM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4700여명의 자사 프로그래머들을 인도·중국 등 해외서비스 인력으로 아웃소싱할 계획이다. 아직 계획 단계인 이번 안이 실현될 경우 지금까지의 세계 IT기업 최대의 해외 일자리 이전이 될 전망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IBM일자리를 충당할 해외인력 4730명 중 947명이 1차로 내년 상반기에 통보를 받게 되며 나머지 3700명은 이후 통보를 받는다. 이번 조치로 사우스베리(코너티킷), 포킵시(뉴욕), 랄레이(노스캐롤라이나), 달라스, 볼더(콜로라도) 등에서 근무하는 IBM의 프로그래머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아웃소싱 대상 부서는 IBM내 최대조직이자 31만5000명이 일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 산하 ‘애플리케이션 관리 그룹’이다. IBM은 ‘글로벌 소싱’이라고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지난 10월 내부 중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IT기업들의 아웃소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인도 등 새로이 부상하는 소위 ‘이머징마켓’의 저렴한 노동력과 숙련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실제 IBM은 미국내 프로그래머에 대해 1인당 연간 7만5000∼10만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아웃소싱 대상인 인도에서는 석·박사 인력도 연간 1만∼2만달러면 충분히 고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IBM을 비롯한 여러 미 IT기업들은 지난 2년간의 IT경기 침체에 대응, 혹독한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오프쇼어’로 불리는 역외 아웃소싱이 각광을 받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해외 인력 비중은 5%에 그칠 전망인데 오는 2007년에는 이 비중이 23%로 급격히 높아질 예상이다. 또 가트너는 미국내 컴퓨터 관련 서비스 기업의 일자리 중 10%가 올해 말까지 인도 등 신흥(이머징)시장으로 이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자리 감소와 제조업 공동화를 우려하며 자국 기업의 해외 이전을 비난해오던 미 정가와 노조들은 IBM의 이번 움직임으로 자국기업의 일자리 이전 비난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