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대표 윤창번)이 시내·시외·국제전화 결합상품을 개발하는 등 번들링 서비스에 승부수를 띄웠다. 유선시장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하나로가 번들링 상품 개발에 나서면서 데이콤과의 협력 방향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번들링 서비스가 금지된 KT에 대한 규제완화 논쟁도 새삼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은 11일 서비스 접속번호인 ‘162’번을 활용한 국제전화 선불카드 서비스를 출시한데 이어 내년초 이를 활용한 시내·시외·국제전화 번들링 서비스를 출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에 따르면 내년초 ‘162’ 서비스를 시내·시외전화로 확대, 미리 번호를 등록시켜놓을 경우 저렴하고 편리하게 시내·시외·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62’는 기간통신사업자가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때 사용하는 특별번호로 별정통신사업자의 국제전화 5자리 번호는 물론 KT나 데이콤의 국제전화 접속번호인 ‘001’ ‘002’와도 같은 세자리수인데다 전화카드 이용시 번호인 ‘00721’이나 ‘082-16’보다 이용이 편리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서비스가 나오면 하나로는 시내전화 통화권역의 한계를 극복함은 물론 시외·국제전화 사업에 본격진출하는 결과가 된다. 회사측은 아울러 ‘005’ 국제전화 서비스도 내년 하반기중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로는 HFC망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번들링서비스 가입자를 3만 5000명까지 끌어올리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국제·시외전화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사업여부가 주총결의사항이 아닌 만큼 서비스제공에 문제가 없다”며 “유선통신사업자 구조조정과 맞물려 시기가 조정될 수 있으나 번들링을 통해 국제·시외전화 사업에 본격 진입한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로와 유선분야 협력을 모색해온 데이콤 관계자는 “시외·국제전화 사업에 진출할 경우 소모적인 싸움이 예상돼 우려스럽다”며 “양사의 성장성, 장래성때문에 협력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양사를 위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번들링이 금지된 KT측 관계자는 “하나로 시내외·국제 번들상품이 선불방식인 만큼 KT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나 번들 상품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주목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KT의 번들링에 대한 규제 완화도 얘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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