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올해 10대 뉴스·히트 상품 유감

 매년 이 맘 때면 산업계에서 빠지지 않고 치러지는 행사가 ‘10대 뉴스’와 ‘히트 상품’ 선정이다. 하지만 경기 불황 탓인지 올해는 예전만큼의 들뜬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다. 10대 뉴스는 화물연대 파업, 이라크 전쟁 발발, 경기 침체 등 대부분 우울한 소식으로 가득하다. 히트 상품도 그만그만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전처럼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는 제품을 찾기가 힘들다.

 제품의 종류도 이전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미한 상품이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기가 주류를 이뤘는데 올해는 식품 등 일반 생필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불과 1, 2년 전 만해도 컴퓨터나 주변기기 제품, 디지털 가전 등이 맹위를 떨쳤으나 지금은 음식료품· 육아용품 등이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히트 상품의 의미도 좀 반감되는 느낌이다.

 일반 상품이 많이 팔렸다는 것은 그만큼 신상품이 부재했다는 방증이다. 이는 경기 불황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신기술이나 신상품 투자에 극히 소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 불요불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홍보와 마케팅도 대부분 자제했다는 얘기다. 유통점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뜸하고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기업도 선뜻 투자하기가 힘들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내년 역시 올해와 별반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금쯤 다음 연도의 히트 상품을 겨냥해 마케팅과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기업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지만 경기의 악순환이 결국에는 전체 경제를 망가뜨리듯이 투자와 수요의 악순환은 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 내년에는 모든 기업이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히트 상품을 하나씩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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