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업계, "불황터널 끝 보인다"

교육부 지원으로 도서관 시장 활기 등

 ‘불황 탈출의 서막.’

 전자책 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도서관의 전자책 수요가 올 들어 더욱 늘어나고 휴대폰과 같은 새로운 전자책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업체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선두업체중에는 매출 100억원 돌파를 예상하는 곳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자책 업계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은 도서관 시장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을 통해 2007년까지 매년 1200개 학교에 학교당 5000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정책은 전반적인 도서관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자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대출이 가능한 전자책이 서적 확보에 고심하던 도서관 운영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북토피아(대표 김혜경·오재혁)는 올해 도서관 시장에서만 7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총 100억 원대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3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1년 9억원, 2002년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이 회사는 특히 SK텔레콤을 통해 제공하는 핸드폰 전자책 서비스가 지난 8월부터 본 궤도에 오르면서 월 평균 2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내년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바로북닷컴(대표 이민석·이상운)도 올해 도서관 사업에서만 작년 전체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로무림과, 레드북 등 전자책 전문 사이트를 통한 매출도 증가해 올해 총 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잠정집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서울시스템으로부터 1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전자책 사업 확장을 위한 전반적인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플래시 기반의 전자책 콘텐츠를 공급하는 동사모(대표 최석암)는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XML 기반의 일반 전자책과 달리 플래시 기반 콘텐츠는 해외용으로 변환이 쉽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안동사모소프트웨어개발유한공사’라는 중국현지법인을 설립한 이 회사는 최근 성과를 잇따라 올리면서 문화관광부가 수여하는 전자책 부문 수출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이밖에 올 9월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위즈북(대표 박선희)이 두달 동안 아산시립도서관, 안양석수도서관 등 12개 공공도서관으로부터 총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업계에 희망적인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몇몇 상위업체를 제외하고는 매출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상위업체들 역시 기투자된 자금을 회수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전자책 도입을 적극 장려해 시장의 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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