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유통업계가 최근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면서 출고가 인상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앤디컴·렉스테크놀러지·케이아이에스티 등 수입유통업체들은 한달새 환율이 50원 가까이 상승하면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출고가 인상, 수입주문 기간 단축 등 대비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90원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 10월 13일 연중 최저치인 1147.2원을 기록한 후 50원 가량 상승했다. 환율 상승으로 주기판, 그래픽카드, CPU 등 주요 부품의 수입원가도 크게 올라갔다. 주력제품 기준으로 주기판은 5000원, 그래픽카드는 2000원, 프로세서는 1만원 가량의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경쟁격화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PC부품 가격은 최근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디앤디컴(대표 노영욱)은 이번주부터 주기판 출고 가격을 평균 2000∼3000원 가량 인상했다. 환율 인상분이 판매마진 범위를 넘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렉스테크놀러지(대표 박상규)는 보급형 그래픽카드 중심으로 출고가를 소폭 올렸다. 지포스4 MX440, 지포스FX 5200 등 7만원대 카드 등이 평균 1000∼2000원 가량 인상됐다.
인텍앤컴퍼니·제이씨현시스템·삼테크 등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유통업체들도 2.6GHz(FSB 800MHz) 제품의 출하가를 7000원 가량 인상했다. 수입단가가 2달러 이상 올라간 데다 환율까지 동반상승하자 출하가 조정을 통해 손실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수입물량 조절을 통해 환리스크에 대처하려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케이아이에스티, 스카이디지탈 등은 최근 수입주문 기간을 월단위에서 주단위로 세분화했다. 환율 등락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문기간을 주단위로 세분화해 환리스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PC 수요가 크게 정체돼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실제 원가 상승분만큼 출하가를 조정하지 못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겨울방학 성수기를 맞아 매출 회복을 노리는 상당수 업체들이 가격조정을 유보하고 있어 환차손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텍앤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최근 출하가를 일부 조정했으나 아직도 2.6GHz 프로세서 기준으로 대리점 수입원가보다 유통판매가가 8달러 정도 저렴해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특히 성수기를 앞두고 환율 불안 요인이 커짐에 따라 판매전략 수립에도 큰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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