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의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가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리눅스의 개발현황과 미래에 대해 강의를 할 때였다. 그는 당시 “소프트웨어는 자연이나 인간이 진화하는 것처럼 똑같이 진화한다”며 “소프트웨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백개의 비슷한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나와 서로 경쟁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수가 독점하는 상업화된 시장에서는 이런 진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자동차회사를 예로 들었다. 즉 자동차에는 GPS 등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지만 정작 자동차회사는 이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발비용만 많이 들고 큰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 전 세계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경쟁적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돈을 벌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게임처럼 서로 경쟁하다 보면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개 소프트웨어(SW) 운동은 지식 및 정보의 공유를 통한 사회발전이라는 대의명분 속에 출발했으며 새로운 가치창조를 중시해 기술·산업 발전, 상용화 허용 등 시장원리를 수용하고 있다. 21세기 사이버·정보화 시대는 인터넷 활용의 확산과 함께 상용SW와 공개SW가 상호보완적으로 공생 발전하고 SW선택의 다양성을 보장함으로써 SW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공개 소프트웨어 같은 리눅스나 자바 언어는 인터넷과 인트라넷 분야를 중심으로 활용되고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데스크톱 컴퓨팅 환경에서부터 인터넷에 연결돼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하게 될 모든 전자기기를 응용분야로 설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정보가전,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의 개발을 촉진시켜 가전제품과 컴퓨터 기술의 통합을 가속화시키고, 여러 산업체의 기술확보와 제품의 시장경쟁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공개 소프트웨어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업체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라고 본다. 중소기업의 특징은 규모는 작으나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반면 자본조달과 정보획득이 어려우며 전문인력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데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유연하며 대응능력이 뛰어나 대기업과 보완관계에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산업이 이들 중소기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글로벌마켓으로 전략적 제휴와 협력으로 네트워크경영을 해온 이들 중소기업은 게임하듯 경쟁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왔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기술개발에 주력한 우수정보통신기업들인 이들 중소기업들에 대한 국내시장에서의 따뜻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동반자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본다.
즉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발주하는 제품에 대해 중소기업제품을 40% 이상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초대형 시장으로 부상중인(BRIC) 브라질, 러시아, 인도 및 중국 등은 국가차원의 공개SW 활성화 정책을 통해 공개SW의 발굴·이용 지원, 인력양성, 표준화, 국제협력 등을 유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실절적인 지원방안을 통해 공개SW 활성화 정책과 지식공유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의 인터넷 문화와 산업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중소기업들이 인터넷 문화를 선도하고 창출하여 우리 것으로 심화,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특히 이동전화 서비스(벨소리, 게임 등)와 인터넷 서비스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 인터넷시대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의 성장엔진은 중소기업이며 중소기업을 위해 공개 소프트웨어 정책을 육성함으로써 ‘한국판 리눅스’의 탄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 박영일 시스윌 회장 yipark@sys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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