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회복되는 국내 경기에 맞물려 내년 가전과 컴퓨터 시장도 저점을 찍고 상승 무드를 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썰렁해 가전·컴퓨터 구매 트렌드 역시 올해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계층 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이어지면서 가전 제품 구매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게 유통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경기에 별반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이 디지털TV· 드럼형 세탁기· 양문형 냉장고 등 고가의 프리미엄급 제품 수요를 주도하는 반면 ‘알뜰 쇼핑’에 힘입어 저가형 기본 기능 제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먼저 대표 디스플레이 제품인 TV는 29인치 완전 평면 제품이 구매를 주도한다. PDP·LCD TV 등 고화질 대형 화면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이 아직 가격이 비싸 본격적인 ‘대체 품목’으로 떠오르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신 29∼34인치 완전 평면 제품이 신혼 부부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하면서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를 끌어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대신 PDP TV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프로젝션TV 매출은 완전 평면 TV와 함께 디스플레이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드럼형 세탁기나 양문형 냉장고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드럼형 세탁기는 12㎏대, 양문형 냉장고는 크기 보다는 디자인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내년 인기 제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디지털카메라다. 디지털카메라는 몇 년 사이에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를 중심으로 신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해 300∼400만 화소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등 기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대거 등장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디지털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은 기본이고 디카 내장형 노트북이나 PDA 등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통신기기의 꽃인 ‘휴대폰’은 VOD· 동영상 촬영기능· 26만2000 컬러 액정디스플레이(TFT-LCD), 11만∼30만 화소급 내외장형 카메라 그리고 IMT-2000 서비스 기능까지 다기능 제품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번호 이동성 제도가 시행되는 내년에 휴대폰 매출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부문은 내년에도 ‘슬림화’ 열풍이 이어져 얇고 가벼운 LCD 모니터와 슬림PC가 주류를 이룬다는 데 이견이 없다. 반면 프린터나 디지털 복합기 등 주변기기는 여전히 10∼20만원 대 저가형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점치고 있다.
<강병준 기자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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