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히트상품](2)유통업계서 본 올해의 인기상품

 ‘뚜렷한 강자가 없다’

 유통업계에서 본 올해 가전·컴퓨터 분야 히트 상품의 특징은 메이커·브랜드 구분 없이 다양한 제품이 고르게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가전 시장을 주도했던 전자 전문 몰과 집단 상가에 이어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할인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알뜰 쇼핑’이 정착되면서 온라인으로 소비자가 몰려 히트 상품의 트렌드도 점차 바뀌는 추세다. TV ·냉장고· 컴퓨터 등 각 분야에서 특정 브랜드와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던 시대에서 기업 규모와 브랜드와 관계없이 서로 시장을 나눠 가는 춘추 전국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기술 수준이 보편화되면서 마케팅에 따라 한 순간에 뜨는 상품과 반대로 사라지는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전자 전문몰 = 대표 전자 쇼핑몰인 하이마트와 테크노마트는 지난해에 이어 디지털 가전 제품이 수요를 주도했으며 디자인 우위 상품이 잘 팔렸다고 집계했다. TV는 29인치형 디지털TV가 대세를 이뤘다. 고화질에 이어 대화면에도 관심이 높아져 40인치 이상의 프로젝션 TV나 PDP TV도 히트 상품 대열에 올랐다. 디지털TV는 LG 29인치 모델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삼성 29인치· 43인치 모델이 그 뒤를 바짝 뒤쫓았다. 고화질 대화면의 바람을 타고 덩달아 홈시어터와 DVD 복합기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디지털 제품의 선두 주자인 ‘디카’에서도 삼성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어느 제품 보다 외산의 아성이 높음에도 삼성이 크게 약진한 것은 국산 제품의 기술력과 마케팅· 가격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냉장고는 양문형 냉장고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기존 ‘탑 마운트’ 방식의 냉장고가 여전히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이마트는 유일하게 냉장고 분야에서 대우 제품이 가장 잘 팔렸다고 집계했다. 테크노마트도 LG디오스와 삼성 지펠을 누르고 대우 제품이 1위를 달리며 선전했다. 컴퓨터는 노트북과 복합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이마트는 데스크톱, 노트북 분야는 삼성과 삼보가 매출 수위 다툼을 벌였고 LCD 모니터에서는 대기업을 제치고 주연테크가 올해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테크노마트에서도 삼성 제품의 매출이 단연 높았다.

 ◇TV홈쇼핑 = 방송이라는 특수성으로 품목이 제한적인 TV홈쇼핑에서도 어김 없이 히트상품이 나왔다. 디지털TV에서는 홈쇼핑을 통틀어 ‘삼성 파브’가 가장 많이 팔렸다. 어이 LG 엑스캔버스, 소니 웨가 순으로 집계됐다. 에어컨 분야에서는 홈쇼핑 채널 마다 다소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LG홈쇼핑 LG휘센이, CJ홈쇼핑에서는 삼성 블루윈이 각각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김치냉장고 ‘판매 전쟁’은 TV홈쇼핑에서도 어느 해 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있었다. LG와 CJ홈쇼핑 모두 ‘만도 딤채’가 시장 수위를 지난해에 이어 지켰고 삼성 다맛과 LG김장독이 치열한 2,3위 경쟁을 벌였다. 컴퓨터 분야에서는 오프라인 상가와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현주컴퓨터와 HP 등 대기업을 제치고 중견이나 외산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무선 인터넷을 지원하는 노트북의 판매 실적이 두드러졌다.

 ◇인터넷 쇼핑몰 =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MP3P·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 제품 분야 전문기업이 대기업과 경쟁에 밀리지 않고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은 한 해였다. 오프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형 모델이 많이 선보이는 인터넷 몰은 성능 대비 가격이 우수한 모델이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인터파크에서는 디지털TV· 에어컨· 냉장고 3대 가전 제품에서 모두 삼성이 1위 자리를 휩쓸었다. 쇼핑몰의 대표 인기 품목인 디카에서는 올림푸스가, 캠코더에서는 JVC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한솔CS클럽에서는 가전과 컴퓨터를 통틀어 삼성과 LG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다. 에어컨에서는 LG 18평형이, 냉장고는 삼성 지펠 68ℓ가 가장 많이 팔렸다. 이 밖에 노트북은 ‘삼성 센스’ SX10 시리즈, LCD 모니터는 ‘LG플래트론’ 17인치가 올 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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