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전망대]보다폰 vs. 반보다폰 진영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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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중 차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본격화를 앞둔 유럽연합(EU)의 통신업계에 합종 연횡의 기운이 드높다.

 최대업체인 보다폰이 각국에 거점을 마련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구(舊) 국영통신업체들이 가입자 수에서만 보다폰을 능가하는 연합 전선을 만들었다. 이에 질세라 중견업계의 기업 연합도 추진되면서 EU시장은 사실상 보다폰 대 반(反)보다폰 진영으로 갈렸다.

 여기에 올해들어 세계 2위의 통신업체인 NTT의 유럽 진격으로 또 하나의 진영이 탄생했다. 이른바 ‘i-모드 연합’으로 최고 수준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i-모드를 신규 서비스로 확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처럼 EU의 통신시장이 헤쳐 모이고 있는 것은 내년 이후 본격화될 3세대(3G) 휴대폰 사업에 대비, 거대 ‘보다폰 함대’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3G 서비스 개시와 더불어 EU시장이 세계 휴대폰업계 최대 격전장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보다폰, ‘세’ 굳히나=보다폰은 유럽 16개국의 휴대폰업체 등에 자본 참여해 가입자 수가 8000만명에 달하는 광대역망을 구축했다. 이러한 규모를 활용해 노키아, 에릭슨 등 단말기 업체들에 대한 발언권도 강화하고 있다. 또 직접 투자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업무 제휴 기업을 둬 소비자들에게 보다폰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반 보다폰 연합, ‘규모의 경제’를 이루자=독일의 T모바일, 이탈리아의 텔레콤 이탈리아 모비레(TIM),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모비레스 등은 올 3월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국영통신업체 계열로 자국내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여름 무렵에는 프랑스 최대업체인 오렌지도 가세했다. 이들은 “단말기 및 설비업체와도 합동으로 가격 교섭을 하고 있어 조만간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달에는 각국에서 2, 3위 업체들이 결성하는 기업 연합이 탄생한다. 영국의 mmO2, 오스트리아의 원, 노르웨이의 테르노모바일 등 총 9개사가 참여한다. 이들은 우선 국제상호접속(로밍) 서비스의 요금 체계를 일률적으로 설정하고 법인 고객 등의 확충을 노리고 있다.

◇NTT 연합, 또 다른 세력될까=“인터넷 서비스가 강점인 NTT도코모의 i-모드와의 제휴를 더욱 긴밀히 가져가겠다.” 네덜란드 최대 통신업체인 KPN의 시프 바우어 CEO는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유럽국가의 통신업체들과도 연합전선을 확충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현재 EU에서의 NTT 진영은 프랑스의 브이그텔레콤 등 4개사다. 이들은 NTT도코모와 제휴해 i-모드를 운영하고 있다. KPN은 이들 기업과 콘텐츠 개발 등에서 협력관계이지만 향후 설비 공동구매 등 광범위한 업무제휴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보다폰에 경쟁하는 연합들은 마치 항공업계의 연합과 비슷한 진영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막대한 투자비용 절약 등을 위해 코드셰어링을 하는 것처럼 반 보다폰 연합전선은 단말기 구매에서 서비스 이용에 걸친 전반적인 사업을 광대역으로 제휴화하고 있다. 이미 유럽 전역에 네트워크 투자를 끝마친 보다폰과 투자력에서 뒤지는 각 연합들의 대결 구도는 3G 개시에 앞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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