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고부가 전략기지로"

다국적 반도체 조립 기업 R&D 센터 등 속속 구축

 국내업계에 이어 한국에 진출해있는 앰코코리아, ASE코리아, 칩팩코리아 등 다국적 반도체 조립업체들도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과 고부가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대신 저부가제품을 해외로 이전하는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앰코코리아(대표 김규현)는 광주공장(K4)의 메모리 및 비메모리 조립라인을 최근 필리핀으로 완전 이전하고 대신 이곳에 카메라폰 모듈, 시스템인패키지(SiP), 플립칩 등 차세대 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또 차세대 패키징사업 강화를 위해 서울 성수동 본사(K1)의 연구개발 인력을 최근 150명까지 보강했다.

 ASE코리아(대표 짐 스틸슨)은 최근 한국공장을 차세대 이동통신 및 고주파(RF) 조립공정으로 완전 탈바꿈시켰다. 이 회사는 국내공장에서 생산해오던 메모리 및 비메모리 조립공정을 ASE 본사의 대만공장으로 이전 완료했다. 이 회사는 특히 내년 약 1000억원을 투입, 파주공장을 증축하고 연구개발 인원도 보충할 예정이다.

 김송운 이사는 “전체 ASE그룹 중 한국 공장 매출 비중은 15% 정도지만 한국에서는 RF, 파워, 오토모티브, 칩스케일패키지(CSP) 등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한국 내 조립 공정이 점차 고부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칩팩코리아(대표 손병격)도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20% 정도 남아있는 이천공장의 저부가 제품라인을 말레이시아 및 중국 공장으로 완전 이전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조립 공장이 휴대폰, PDA 등 이동통신 조립 등 고부가 제품과 CSP, 패키지인패키지(PiP) 등 하이브리드 조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내년 투자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올 투자액인 6000만달러를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김필주 이사는 “향후 5년간은 한국이 R&D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 기술의 추격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장기적으로는 이 조차도 장담할 수 없다”며 “한국이 반도체 조립 영역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런 선도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학계, 연구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