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흥행 대박 `주렁주렁`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매년 10∼20%씩 성장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구가해 온 한국 영화산업이 올해 최대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양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한층 도약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한국영화산업 전도에 밝은 전망을 안겨주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한국영화를 본 관객은 전체의 49.97%인 180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계에서는 매년 11∼12월에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여 사상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살인의 추억’ ‘동갑내기 과외하기’ ‘스캔들’ ‘장화, 홍련’ 등 국산 영화들이 전국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반면, 외화는 ‘매트릭스2 리로디드’와 ‘터미네이터3’ 등 일부 작품만 그런대로 체면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한국영화의 특징은 ‘잘 만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 올해 흥행작이라고 할 수 있는 ‘살인의 추억’ ‘바람난 가족’ ‘장화, 홍련’ ‘스캔들’ ‘올드보이’ 등은 모두 소재나 스토리가 독특하다.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를 극화한 것도 그렇고, 상업성과는 별개로 여겨지던 사극을 가져다 쓴 것도 그렇다. 아울러 해체된 가족의 위기나 근친상간처럼 이제까지 터부시되던 소재를 사용하는 과감성도 돋보인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오! 브라더스’ ‘선생 김봉두’와 같은 코미디 장르가 꾸준한 인기를 얻은 가운데 공포물도 영화의 한 주류로 부상했다. 소녀시절을 아름다우면서도 공포스럽게 표현한 ‘장화, 홍련’이 전국 315만명을 동원했고 ‘여고괴담3’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사 봄의 박혜경 마케팅팀장은 “독특한 소재에 나름의 양념을 가미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올 흥행작들을 분석했다. 아이엠픽쳐스의 노성규 연구원도 “한국영화의 흥행 포인트는 코미디였으나 올해는 작품성과 완성도 높은 영화가 사랑을 받았다”며 관객의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영화 수출도 두드러졌다.

지금까지 ‘살인의 추억’이 250만달러어치 판매된 것을 시작으로 ‘튜브’가 270만달러, ‘장화, 홍련’이 330만달러, ‘스캔들’이 211만달러, ‘올드보이’가 220만달러 등 대박행진이 게속 이어지고 있다. 영화 전문가들은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영화사상 올해 처음으로 수출 규모가 2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느 해보다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고루 받은 화제작이 쏟아진 한해였기에 최고 영화배우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일단 지난달 30일 열린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는 송강호와 문소리가 최고 남녀배우로 뽑혔다. 하지만 오는 11일 청룡영화상 시상식에는 ‘올드보이’까지 후보작으로 올라 예측불허의 경합이 예상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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