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이통사와 물밑작업 성사단계
베일에 가려졌던 금융권의 모바일뱅킹 제휴 파트너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LG텔레콤과 ‘뱅크온’ 서비스로 모바일 뱅킹 시대를 열자, 이에 자극받은 이통사업자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다른 은행들로 적극적인 물밑작업을 벌여 각각 제휴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정보가 수록된 IC칩을 휴대폰에 내장해 모바일뱅킹, 교통요금지불 및 CD·ATM기에서 현금인출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뱅크온’과 같은 차세대 모바일 뱅킹 서비스 가입자가 내년에는 300만명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권과 이통사들은 제휴 파트너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뱅크온 서비스를 선보인뒤 최근 KTF와도 제휴를 추진하며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F가 국민은행과 계약할 경우 그동안 제휴 파트너였던 LG텔레콤은 국민은행 뱅킹서비스는 제공하되 국민은행 지점에서 하던 영업은 중단하고 자체 대리점에서 영업을 펼치게 된다.
추이를 관망해온 우리은행도 이달중 SK텔레콤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계열사인 우리카드가 이미 SK텔레콤과 제휴, 모네타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어 이를 결합할 경우 만만치 않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도 내년초부터 모바일뱅킹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제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한종근 농협 e뱅킹 단장은 “3개 통신사로부터 제안서를 접수, 검토중이며 이르면 이달 중에 제휴 이통사를 확정하고 내년부터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다수 고객이 농어민과 상인인 농협의 경우 특성상 창구나 자동화기기 이용이 어려워 모바일뱅킹 이용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이통사들도 농협과의 제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지난달 27일 LG텔레콤과 뱅크온 서비스 제휴를 맺고 내년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키로 하는 등 은행권과 이통사들의 제휴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외환은행과 한미은행 등은 향후 추이를 봐서 모바일뱅킹 시장에 뛰어들어도 그리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e비즈니스사업부 박선배 부장은 “이동통신 프로토콜 표준화 등 산적한 문제가 많아 섣불리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아직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초대형 은행의 모바일 뱅킹 추진상황을 봐가며 제휴를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배경을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9월 현재 국내은행과 우체국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뱅킹 서비스 월이용실적은 133만건으로 6월중 120만건에 비해 10.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조회서비스는 127만건으로 6월에 비해 8.2% 중가했으나 자금이체서비스는 5만8000건으로 6월에 비해 152.2% 급증했다. 이는 국민은행의 뱅크온서비스 가입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