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신성장동력 유치 과열

지역적 특성 고려치 않고 추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국 주요 지자체 선정 차세대성장동력산업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구난방식으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유치하겠다고 나서 과당 및 출혈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정부부처가 독자적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일부 지자체에서도 과별로 비슷한 업무가 되풀이돼 인력과 예산낭비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광주·전북·충북·경북 등 전국 광역지자체들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선정위원회를 열고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기반을 갖췄거나 비교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5∼8개의 산업을 산자부에 제출해 사업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지역 연관성이 동떨어진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 선정기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인근지자체가 서로 비슷한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신청, 자칫 중복개발 및 소모적인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광주시가 선정한 유기EL과 지능형 정보가전은 지역 산업기반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성장동력산업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전남도의 PDP 및 LED와 미래형 자동차, 전북도의 차세대 전지산업도 지역의 실정을 감안하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충남의 디스플레이와 차세대자동차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4대분야도 기존 인프라 및 기술·산업적인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현실성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바이오·의약은 전남·전북을 비롯, 충남과 대전, 경북과 대구 등 인접 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신청한 상태다.

또한 경북과 대구가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성장산업 1순위로 꼽아 앞으로 지역간 극심한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전남대 신소재공학부 이병택 교수(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지방에서 육성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한데도 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자체들이 과욕을 버리고 현실적인 역량에 적합한 산업을 추진하되 중앙정부도 공공기관 이전과 지방대학 육성 등 지방 역량강화 정책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지역특화산업과 성장동력산업이 중복되는 바람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비효율적인 행정업무도 빚어지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성장동력산업은 경제정책과에서, 지역특화산업은 첨단산업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전북도는 산자부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지원과가 성장동력산업 업무를, 과학산업과는 지역특화산업 업무를 따로 추진하면서 각각 별도의 용역을 실시하는 등 예산과 인력 낭비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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