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감소 우려한 주정부측 의원 반대로
미국 상원이 논의 중인 인터넷 접속 과세 금지 법안의 연내 통과가 물건너 갔다.
인터넷 접속에 대한 과세를 영구 금지하는 법안을 둘러싼 미국 상원의 협상이 주정부의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측의 반대로 결국 결렬, 내년 회기나 돼야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론 와이든(민주·오레곤)과 조지 앨런(공화·버지니아) 의원은 인터넷 접속 과세 금지 법안을 새해 예산 지출안에 포함시키려했으나 주정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와이든 의원실은 “올해는 이 법안을 더 이상 논의하기 힘들 듯 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주 정부는 인터넷 접속에 대한 과세 법안을 제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현재 이 법안이 상정된 주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과세 법안이 대거 제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내년 상원 회기가 시작되기 전 주 의회들이 서둘러 과세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의회는 인터넷 접속에 대한 과세 유예가 지난 1일 마감되면서 인터넷 접속에 대한 과세를 영구 금지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해 왔다. 상원에선 이번달 초 협상이 일차 결렬된 후 재협상을 시도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반면 하원은 지난 9월 일찌감치 과세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쪽은 DSL 등 인터넷 접속 수단에 대한 과세 금지를 통해 인터넷 보급과 IT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통신·IT 업체들도 이에 찬성하고 있다.
반면 주정부 등 반대파들은 이 법안이 주정부의 세수를 줄일 뿐 아니라 앞으로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에 대한 과세 자체를 막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현재 과세 대상인 전화 사업도 앞으로 VoIP를 통해 인터넷화되면 세금을 매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정부들은 우려한다. 또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나 인터넷 영화에 대한 과세도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주 조세 위원회’는 인터넷 접속에 대한 과세 금지로 오는 2006년까지 86억5000만달러의 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