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들 관련조직 격상 `전열정비`
“당장 남아있는 신규 통신사업은 2.3GHz 휴대인터넷뿐이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의 수요조사 결과,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시장전망이 속속 제출되고 있지만 2.3GHz 휴대인터넷은 사실상 마지막 남은 통신사업 티켓으로 내년도 사업권 획득경쟁의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세대 통신산업으로 손꼽히는 2.3GHz 휴대인터넷에 한발 다가서기 위해 통신사업자들은 내부 조직확충 등 전열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연구·기획단계에만 머물던 휴대인터넷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조직역량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외자유치와 신디케이트론 도입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하나로통신이 사실상 공격적인 시장 진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업계 전반의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KT(대표 이용경)는 정기인사에 앞서 최근 휴대인터넷 사업조직 개편을 단행, 그동안 사업협력실 소속 1개팀이 주관하던 업무를 실제 사업조직인 마케팅본부로 이관, 사업주체를 ‘사업단급’으로 격상시켰다.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DMB)사업과 휴대인터넷을 통합한 ‘차세대통신사업단’을 신설했으며, 단장은 서광주 위성운용단장이 겸임토록 했다.
사업단 규모 또한 그동안 기획조정실·사업협력실 등으로 분산돼 있던 인력을 합쳐, 총 52명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KT는 2.3GHz 휴대인터넷 표준화와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나서는 한편 협력업체와 서둘러 노트북 및 PDA용 모듈을 개발, 이른 시일내에 상용서비스 채비를 갖출 계획이다.
사업단 고종석 상무는 “관련팀을 사업협력실에서 마케팅본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사업권 획득과 상용서비스 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면서 “향후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대표 윤창번)은 그동안 연구개발 조직(네트워크기술실)이 맡고 있던 2.3GHz 휴대인터넷 사업주체를 회사의 사업총괄조직인 신설 전략부문 소속 신사업추진실로 이관시켰다. 특히 전략부문장에 회선임대사업자인 한솔아이글로브 출신 권순혁 부사장을 영입키로 한 데 이어, 실장에는 외부 전문가인 변동식 상무를 선임키로 했다. 인력도 30명 가량으로 확대하고 전사적인 차원에서 휴대인터넷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해왔다면 이제는 휴대인터넷을 확실히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6억달러의 추가 신디케이트론을 들여오면서 자금여력이 생기는 것도 큰 힘”이라고 전했다.
휴대인터넷 사업권 획득에 적극적인 KT·하나로통신은 조직확대 외에도 반드시 따내야 할 신수종사업화를 선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KT가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마케팅본부에 차세대통신사업단을 구성한 것이나, 하나로통신이 기업의 핵심사업 방향을 결정할 전략부문 소속에 신사업추진실을 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지난 5월 30여명의 인원으로 차세대 무선사업추진단(단장 조민래)을 발족시킨 데 이어 연말 조직개편에 맞춰 대규모 인력 확충을 단행키로 했다. 또한 유선사업자들에 비해 그동안 미진했던 기술개발·테스트를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은 특히 전국 단위의 광범위한 기지국을 활용해 국산 ‘HPi’ 기술을 적용한 휴대형 단말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내년말까지는 독자 단말기를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 차세대 무선사업추진단 사업담당 서종렬상무는 “사업자 선정에 앞서 표준 정립이 급선무”라며 “단말기업체, 연구소 등 광범위한 산학연의 참여 아래 표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 데이콤을 중심으로 통신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LG도 유무선통합에서 그룹 유선사업의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두루넷 인수 등 남아있는 현안과 더불어 다음달중 휴대인터넷 사업권 획득을 위한 전략적 조직배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