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은 지금 공부 중"
포스코 PI지원실 양종렬 주무(31). 양 주무는 점심시간 끝나기 10분 전 먼저 자리에 돌아온다. 회사 e러닝사이트(http://ep.posco.co.kr)에서 정보보호론에 대해 학습하기 위해서다. 대다수 e러닝 과정들이 10분 내외 20회로 구성, 짬만 내면 된다. 양 주무는 “야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저녁에 규칙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며 “회사 e러닝 과정을 이용해 알차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TN총괄네트워크 사업부 이권락 사원(29)은 사내에서 알아주는 학구파. 틈만나면 e러닝 사이트에 접속해 학구열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입사 후 3년 여 동안 수강한 과목은 ‘영문 비즈니스 레터 작성’ ‘중국어 비즈니스 회화’ ‘변화관리 기법’ 등 이미 30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요즘들어 대기업이 운영하는 e러닝 사이트들이 직원의 자기개발 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속속 개발되기 시작해 현재는 그룹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e러닝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서비스 초반의 콘텐츠들은 현업과 관련된 의무교육 위주인데다가 구성이 단조로와 이용률이 높지 않았지만 지난 1∼2년 사이에 그래픽 효과 가미로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 또한 교육업체와의 협약을 통한 다양한 교과과정 확보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LG 인화원 사이버아카데미팀의 남재덕 팀장은 “e러닝 과정의 내용과 질이 높아지면서 집체교육을 대체하고 있다”며 “향후 지식 및 정보 습득은 e러닝을 통해 이뤄지고 오프라인 교육은 발표와 토론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계열 e러닝업체인 크레듀 등과 제휴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의 e러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경영직무, 리더십, 6시그마, 금융자격증, 정보기술, 외국어 등 6개 카테고리에 총 400여개 과정이 서비스중. 또 성균관대와 제휴를 맺고 인터넷경영대학원(iMBA)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 에스원, SDS, 삼성물산 등도 계열사별로 임직원 교육에 적합한 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 중이다.
LG는 그룹연수원인 인화원 사이버아카데미팀이 e러닝 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LG의 e러닝 코스는 승진시마다 의무적으로 수료해야 하는 직급 필수교육, 회계마케팅·6시그마 등 전문직무교육, 외국어·경영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계열사들은 자체 e러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SK는 ‘교육플러스(Learn Plus)’라는 그룹차원의 e러닝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SK 고유의 경영관리기법인 슈펙스2000, 회계 첫 걸음 등 18개의 과정이 서비스 중이다.
포스코는 e러닝 사이트를 통해 회사의 혁신 프로젝트인 6시그마와 철강공정 등을 전직원들에게 보급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업체는 6시그마 이외에도 계열사 및 부서별로 의무과정을 지정해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00개 이상의 교과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한화는 일반 평사원이 대리로 승진할 때 e러닝을 통해 일정 학점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는 ‘대리승격자격 이수제도’를 시행중이다. 또 대리를 대상으로 한 대리네트워크 과정, 중간간부를 위한 전문경영교육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도 지난해부터 사내 네트워크를 통해 윤리교육을 매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효성은 사이버연수원을 별도로 운영하며 다양한 e러닝 서비스를 임직원 대상으로 펼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