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011·010 분쟁 법정 비화

KTF 소송에 SKT 정면 승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번호이동성제도 및 이동전화 신규통합번호 010을 놓고 이동통신업체들간 치열한 공방이 급기야 법정으로까지 비화됐다.

 KTF는 20일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등록상표 ‘011’과 ‘SPEED 011’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또 SK텔레콤이 상표출원중인 ‘SPEED 010’에 대해서 특허청에 거절결정을 요청하는 정보제공서를 제출했다.

 KTF는 무효심판청구서에서 “011은 국가가 관리감독하는 통신식별번호로서 특정기업이 사유재산화 할 수 없는 표장이며,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이 확정돼 이동통신사업자 모두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므로 사적 권리인양 등록한 것은 공서양속위반(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수요자 기만(동조항 제11호), 국가의 감독용 기호포함(동조항 제1호)등에 해당되어 그 권리가 무효화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010 특허거절 요청에서는 “국가의 자산인 공통식별번호에 통신업종의 일반적 품질표시를 부가한 것은 무효가 되야한다”고 강조했다.

 KTF 준법관리팀 한상수 팀장은 “‘SPEED 010’이 아직 심사를 거치지 않아 상표권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011’ 무효사유와 동일한 상표법상 거절이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특허청에 정보제공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날에도 ‘스피드 011과 스피드 010 브랜드파워는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주요 매체에 대대적으로 게재, 정면 승부수를 강행했다.

 SK텔레콤은 또 이날 KTF청구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고 “‘SPEED 010’ 사용은 소비자 편익제고를 목적으로 한 것인만큼 고객들에게 사업자선택을 돕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이미 상표등록을 거쳐 정상적인 출원절차를 밟고 있는만큼 후발업체들도 자사 브랜드를 붙여 상표화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SPEED011’ 브랜드는 97년부터 사용해왔고 KTF도 ‘KTF016’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서야 문제삼는 것은 경쟁사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흠집내기 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관계자는 “정통부까지 나서서 자제를 권유했는데 선발업체인 SK텔레콤이 ‘010’이 마치 자사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시켜 시장질서를 혼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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