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선권 주장 일축…갈등 예상
한일간 방송 주파수 간섭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양보없이 전파를 강하게 송출할 것을 표명, 우리나라의 남해안 지역과 일본 남서부 지역 등 양국 모두 아날로그에 이어 디지털에서도 지상파방송의 혼신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은 또 디지털방송을 먼저 실시, 우선권을 주장하며 일본이 주파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 갈등이 예상된다.
일본 총무성은 20일 한일간 주파수 간섭에 대해 “상대 국가의 전파가 강하고 한쪽이 약하면 한쪽 전파를 높이면 간단히 해결된다”면서 “오는 2011년 일본의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될 때까지 한국과 일본 모두 디지털방송과 아날로그방송 양쪽을 함께 송출해야 해 주파수가 부족하고 어느정도의 혼신 문제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UHF채널을 갖고 서로 조정을 하다보면 겹치는 경우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사미 히로시 일본 총무성 방송기술과장은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어차피 한일 모두 같은 주파수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혼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 노력해야한다”고 전제했지만 “한국이나 일본 어느 한쪽에만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혼신이) 생기면 양쪽 다 똑같이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혀 방송혼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대로 해당 주파수로 방송을 송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정보통신부는 한국이 디지털방송을 먼저 실시했기 때문에 우선권이 우리쪽에 있어 일본이 방송혼선을 피하기 위해 주파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의 양보가 없다면 아날로그방송에 이어 디지털방송에서도 양국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선권이 한국에 있다는 정통부의 입장에 대해 일본 총무성은 “한국이 부산·울산 등 디지털방송을 먼저한다고 꼭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일본은 이미 같은 주파수를 아날로그방송에 쓰고 있고 또 한국이 먼저 그 채널을 디지털방송으로 쓰고 있다고 해서 일본이 못 쓰는 것은 아니다”며 우선권이 한국에 있지 않다고 못박아 양국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사미 히로시 일본 총무성 방송기술과장은 지난 수십년간 한국 남해안 지역에서 일본 방송이 잡히는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아날로그방송의 경우 한국측과 별도 조율없이 각자 알아서 서로 노력했다. 일본은 중계기를 만들어 그대로 방송을 송출했고, 한국은 케이블TV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며, 한국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유선방송을 활용해 양보한 것을 양국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펼친 것이란 견해를 폈다.
<도쿄=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