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지털방송 주파수 송출 강행 표명 파장

40여년 전파 월경 갈등 되풀이

 지난 40여년간 한국과 일본의 방송전파 월경으로 인한 방송혼신이 디지털방송에서도 재연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일방적인 전파 월경으로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가 디지털방송을 먼저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한국우선권을 인정하지 않아 한일간 갈등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일간 방송전파 월경=먼거리라도 전파가 바다를 건너면 강도가 더욱 세지는 초굴절통로(Ducting 현상)탓에 6월부터 9월까지 강한 방송혼신을 야기시킨다. 우리나라가 남해안지역과 경남지역에서 40여년 이상 일본 방송의 피해를 봤으며, 혼신을 피하기 위해 남해안 지역 주민들은 중계유선방송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지난 6월 울산MBC가 디지털TV 시험방송을 시작하면서 이 전파가 일본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까지 침범, 일본지역의 방송수신을 강하게 방해하는 현상이 나타나 또다시 불거지게 됐다.

 ◇한국 우선권 주장하는 정통부=정통부는 방송을 먼저 시작한 국가가 기득권을 갖는 국제 관행을 주장한다. 정통부는 디지털방송으로의 완전 전환시까지 아날로그방송과 디지털방송을 병행해야 해 방송 주파수가 턱없이 부족한 일본이 협조를 하더라도 주파수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통부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DTV 방송주파수를 우선 등록해 우선권 주장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주파수 조정할 수 없다는 일본=일본은 문제가 확대되길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일간 디지털방송 혼신 문제는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닐뿐 아니라 아날로그방송·FM·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계속 있어왔다고 밝히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혼신을 피하기 위해 주파수를 조정하는 등 일본이 일방적으로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시사하면서 양국 모두가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은 양국이 서로 정보를 공유해 주파수가 겹칠 경우 서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작은 방송국에 겹치는 주파수를 주는 등 협의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양국이 협의를 순조롭게 진행중이어서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도쿄=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 인터뷰 - 아사미 히로시 일본 총무성 방송기술과장

 -양국 방송전파 월경에 대한 일본측 입장은.

 ▲주파수는 전력이 낮은 지역이 어쩔수 없이 혼신 피해를 보게 된다. 상대 국가의 전파가 강하고 이쪽이 약하면 간단하게 이쪽 전파를 강하게 높이면 해결된다. 지금까지 아날로그방송의 경우 이런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일본이 2011년 아날로그방송을 끝낼 때까지 한국과 일본 모두가 디지털방송과 아날로그방송 양쪽을 모두 송출해야하기 때문에 혼신 문제는 피할 수 없다고 본다. UHF채널을 가지고 서로 조정을 하다보면 겹치는 경우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같은 주파수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혼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 노력해야한다.

 -한국 정부가 주파수의 우선권을 주장하고 있는데

 ▲한국이 부산·울산 등 디지털방송을 먼저 한다고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이미 같은 주파수를 아날로그방송에 쓰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먼저 그 채널을 디지털방송으로 쓰고 있다고 해서 일본이 못 쓰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주파수 사용의 우선권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양국의 전파 월경에 대한 해결방안은.

 ▲방송사업자의 순서에서 안테나의 높이까지 한국의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2011년까지는 특수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이미 각자 사용하거나 사용할 채널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기지국을 만들때 관련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정통부와 총무성은 지난 7월에 이 문제를 논의하고 기술적인 정보를 교환하기로 협의했다. 12월쯤에 다시 한번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양국이 효율적으로 전파를 내보내자는 논의를 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상호 검토해야한다. 협력 하에서 혼신문제 해결은 가능하리라 본다.

 <도쿄=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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