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의 해외진출은 협업이다. 특히 성공적인 중화권 진출을 위해서는 그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두회사 기술지원팀 간의 공감대가 얼마나 형성돼 있느냐가 게임의 성공여부, 나아가서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로열티 미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 된다고까지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박을 터뜨린 게임 가운데 중화권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게임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상용화에 실패했다는 쓰라린 평가를 받은 게임이라도 중화권에서 당당히 성공해 로열티 수입이 그 회사의 주력매출로 자리잡은 회사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단순히 ‘운이 좋다’ 혹은 ‘대박을 터뜨렸다’라는 단선적인 시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사들 간 협력모델을 들여다 보게 되면 반드시 성공에는 성공의 이유가, 실패에는 실패의 이유가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는 협업임을 알게 된다.
온라인게임 ‘세피로스’로 중국과 대만에 진출한 당사 역시 양국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 수시로 왕래하면서 양사 모두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기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활한 협업의 전제는 무엇일까.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국내업체와 중화권업체와의 소통언어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가 되게 마련이다. 국내업체 대부분이 혹은 중화권 업체들 역시 해당국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이 언어소통은 필요조건일 뿐 상호신뢰를 쌓는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다.
신뢰구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해당인력의 전문지식 보유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좀더 자세히 해외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해당국가의 언어를 구사하는 요원의 전문지식과 마인드. 단순 번역자의 역할로는 해외에서 원하는 문제를, 혹은 개발사에 요청해야 할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기가 어렵다. 이로 인해 결국 언어소통의 문제가 아닌 이해부족, 심지어는 오해의 문제까지 야기된다.
둘째, 두회사간 회사상황의 이해도의 깊이를 들 수 있다. 개발사에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고 간단한 문제이지만 운영하는 회사에서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따라서 공동 작업을 하기 전에 필요한 인력과 설비에 대한 점검과 검증이 필요하며 인내심을 갖고 상대방을 배려해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
셋째, 개발사의 해외지원 마인드다. 모든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비슷하겠지만 온라인 사업은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남들이 쉬는 시간에 더 많이 일해야 하고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성공 안에 숨어있다. 서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회사에서 아침을 맞이하는가 하면, 남들이 깊이 잠들어있는 시간에 조심스럽게 더 훌륭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땀이 뒷받침되기도 하는 것이다. 토요일 오후 늦게 해외에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컴퓨터를 켜거나 자동차에 시동을 걸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해외 지원을 위해 언제든지 비자와 비행기 티켓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이러한 특수한 상황 때문에라도 경영자 마인드는 필수 요소다. 해외문제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협업, 예를 들면 개발회사와 해당국가, 두 회사의 해외사업팀과 기술팀 그리고 마케팅팀까지도 동시 지원에 가세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자의 주도없이 이상적인 해외사업을 진행하기란 불가능하다.
온라인게임은 패키지게임과 달리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장하기가 힘든 모델이다. 게다가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 때문에라도 판권을 일정 금액에 팔아버리는 모델이 아니다. 수익을 계속 나눠 갖는 구조를 갖고 있다.
햄릿이 존재에 대한 회의에 사로잡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말했다면 중화권에 진출해서 성공하려는 국내업체는 “협력 마인드가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스스로의 반성이 필수적이다.
◆양재헌 이매직 사장 jhyang@imaz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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