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들 한꺼번에 돌출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특히 LG 관련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19일 주가 폭락은 테러 위험에 따른 해외 증시 약세와 미국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의 ‘대북 강경 발언’ 등 대외 악재에다 검찰의 재벌 그룹사 수사, 카드사 유동성 문제 등 국내 문제가 동시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검찰이 LG홈쇼핑을 압수수색했다는 악재를 맞이한 LG그룹주들은 LG카드 부실 문제까지 겹쳐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LG카드와 LG홈쇼핑은 각각 14.23%, 9.8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주회사 격인 (주)LG는 12.05%나 폭락했고 LG전자와 LG상사도 각각 8.00%, 7.02%씩 내렸다. LG텔레콤 역시 3.41%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LG관련주들의 낙폭이 컸다.
LG홈쇼핑은 검찰이 LG그룹의 대선 비자금 조성 관련 단서를 포착하고 LG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소식속에 급락했다. 동양증권 이태진 애널리스트는 “실적악화라는 내적요인에 불법 대선자금 조성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외적요인이 합쳐지면서 주가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했다”며 “4분기 LG홈쇼핑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소 10% 이상 감소하고 이에 따라 연간 누적 매출과 이익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LG홈쇼핑 혐의의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자금 사건과 관련해 최초로 수사 당국의 압수 수색을 당했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 등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문제는 LG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사들로 이어져 한동안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자를 통한 자구방안을 내놓은 LG카드에 대한 시장 반응도 냉담했다. LG카드는 그룹의 1조원 유상증자와 은행권의 2조원 자금지원 소식에도 불구,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데 따른 수익저하 우려와 주식수 급증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사흘째 폭락했다. 카드사의 유동성 문제는 은행권의 동반 부실 우려로 확대되며 금융주 전반의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 LG카드 지분 8.09%를 보유한 LG투자증권은 지분법 평가손실, 유상증자 참여, 유상증자 실권주 발생시 총액인수 등 부담을 안게 됐다는 소식으로 7.37% 내렸다.
LG텔레콤은 2대 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의 지분 철수라는 부담까지 안았다. LG텔레콤의 2대주주인 BT는 보유중인 지분 16.6%를 교환사채 형태로 전량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애널리스트는 “BT의 철수는 경영난 타계를 위한 자금확보 차원이기도 하지만 LG가 하나로통신 외자유치에 실패하면서 국내 통신시장에서 LG텔레콤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LG텔레콤의 교환사채 가격이 4000원 대에 형성되면서 지속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