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 분류코드 마련…전문 판매회사 등장
국내에서 반도체설계자산(IP) 분류코드가 마련되고 상업적으로 IP를 판매하는 회사가 등장하는 등 IP유통에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에서는 IP 유통이 매우 활성화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그동안 체계적인 분류코드와 마땅한 유통 경로가 없어 사장돼 왔다. IP유통이 활성화되면 서로 다른 설계자에 의해 설계되고 검증된 IP를 재사용해 시스템온칩(SoC) 개발이 빨라진다.
한국과학기술원 반도체설계자산연구센터(SIPAC·센터장 유회준)는 IP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각각의 IP가 특허처럼 등록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SIPAC은 이를 위해 특허청과 협력해 IP를 소프트웨어와 같은 형태로 등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IP에 일련 번호가 부여되면 IP 보유자의 지적재산권이 보호되는 것은 물론 IP 유통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유회준 센터장은 “그동안 반도체 설계의 핵심사항인 IP에 대한 권리가 제대로 인정되지 않아 IP 유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허청을 통해 고유번호를 부여받은 IP는 일종의 인증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낮은 기술 수준의 IP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중국과 한국에 판매하고 있다”며 “이번 계획이 실현되면 발빠르게 IP 유통체계를 확립해 IP 수출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인하우스인 다반테크(대표 박상조 http://www.davan.co.kr)는 IP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상업용 IP 유통에 나섰다. 해외 IP를 국내에 공급해온 다반테크는 국내 주문형반도체(AISC) 설계기업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IP를 다량 확보해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다반테크는 이렇게 확보된 IP에 대한 영업과 마케팅을 대행하는 것은 물론 대만 TSMC의 파운드리를 통해 SoC로 제작해 줄 계획이다.
강정식 ASIC 영업팀장은 “그동안 고객이 원하는 IP를 제안하더라도 사용가격 및 공정상의 동작 보증 등의 문제로 고객이 외면한 IP들이 많았다”며 “국내는 IP 유통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이런 경우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의 IP를 보유하고도 이를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며 “IP 디자인센터는 이들 IP의 라이선스 확보 및 파운드리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