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이 100% 미국계 기업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코스닥증권시장 등록도 자동 폐지된다.
미국 e베이의 자회사이자 옥션의 최대주주인 e베이KTA는 17일 LG투자증권을 주간사로 e베이가 보유하지 못한 나머지 주식 49.99%를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 주간사인 LG증권에 따르면 e베이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LG투자증권 본점과 지점을 통해 청약을 받아 최대 639만4225주(발행 주식의 총 49.99%)를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e베이 측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은 7만원이며 공개 매수의 결제일은 내달 17일이다.
이는 사실상 코스닥 등록을 취소하겠다는 의미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행 코스닥시장 등록기업 규정에 따르면 200인 이상의 소액 주주를 갖고 20% 이상의 지분이 분산돼야 한다. 따라서 e베이가 잔여 주식의 25% 이상만 취득해도 옥션은 자동으로 코스닥시장 등록이 폐지된다.
이같은 결정은 옥션 측에도 일체 통보하지 않은채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e베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옥션의 거취는 물론 사업 방향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또 옥션이 사실상 인터넷 경매 시장 지배업체라는 면에서 경매는 물론 쇼핑몰 등 국내 전자상거래(B2C)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베이KTA 측은 “인터넷 경매 시장이 날로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를 결정했다”며 “적정한 수의 옥션 주식을 성공적으로 취득할 경우 옥션으로 하여금 협회에 등록 취소 신청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옥션 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발표 당일까지 전혀 이를 듣지 못했다”며 “본사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베이는 지난 2001년 2월 1500여억원(지분 50%+10주)에 옥션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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