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RFID)’가 차세대 성장산업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은 유통과 물류·전자 지불 등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응용기술 개발이 활발하지만 조만간 모든 산업의 인프라 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사실 RFID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기술은 아니다. RFID의 발전 역사는 어떤 정보기술 못지 않게 뿌리가 깊다. 국내에 선보인지도 벌써 10년을 넘어선다. 초기 RFID는 출입 통제시스템 분야에서 주로 활용됐다. 이어 교통카드와 접목되면서 급속하게 시장을 넓혀 나갔다. 복지 제도가 잘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e헬스카드, 즉 건강 카드에 RFID 기술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물류·유통의 프로세스 개선뿐 아니라 개별 상품까지 RFID 칩 표준 논의가 있을 정도로 급속하게 응용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정보화 사회 인프라 기술로 RFID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때맞춰 정부에서도 시범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부처 연관성이 제일 큰 정통부와 산자부가 먼저 깃발을 들었으며 과기부·농림부·문화부 등도 내부 팀을 구성해 이를 어떻게 해당 산업에 접목할지를 고민중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 초 정도면 다양한 프로젝트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다. 정부 관심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RFID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아 전시행정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에서다. 여기에 부처간 주도권 경쟁으로 비춰지면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시장을 키우기 위한 응용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는 온전히 산업계의 몫이다. 정부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려주기를 원하고 있다. 시범 사업도 중요하지만 5년, 10년후를 내다 볼 수 있는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경쟁국인 미국이나 일본은 이미 개별 부처의 이해 관계를 떠나 RFID 중장기 육성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 ‘RFID 마스터플랜’이 나와도 이미 우리는 한발 늦게 출발하는 셈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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