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제품 옵션제` 가전업계 대응책 부심

 건설교통부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신규 주택분양시 빌트인 가전제품을 기본 규격으로 채택하는 것을 금지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제’를 실시한다고 최근 발표하자 관련업계가 영향분석과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관련업계는 건교부가 ‘옵션제’를 채택, 시장 가능성을 남겨놓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지만, 당초 목표달성에는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이후 ‘시스템 하우젠’이라는 브랜드까지 만들며 빌트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당초 목표달성에는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빌트인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목표로 잡았으며, 내년에도 빌트인 시장의 4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LG전자도 당분간 빌트인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위니아만도·하츠·한패상사 등 빌트인 전문 가전업체들은 건교부의 이번 조치가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빌트인 기기 시장의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빌트인가전 제품을 턴키방식으로 구매하지 않으면서 빌트인 기기가 옵션 품목으로 남게 되고, 이렇게 되면 시장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건설업체를 통한 비포(before)마켓에 주력해왔던 가전업체들로서는 영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년 사이 분양열기가 고조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빌트인 가전제품을 기본 규격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 가전업체들이 주로 건설업체들과 공조해왔으나 앞으로는 소비자가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됨에 따라 소비자 대상의 마케팅이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 시장은 오는 2005년까지 1조원 규모를 형성할 정도로 높은 성장가능성이 예견됐다”고 말하고 “크지는 않지만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시행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있으므로 사태의 추이를 봐가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장기적으로는 빌트인 시장을 제3의 채널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제품은 회사 전체 매출의 5%도 채 안되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빌트인쪽을 준비해왔던 것은 사실이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관련 제품 개발 계획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츠의 한 관계자는 “종전 건설사에 대한 B2B영업에 의존해 왔던 빌트인 업체들이 아파트 신규 입주자들에 대한 B2C 개별영업에 중점을 두는 정책 전환을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전자 한 관계자는 “건교부의 이번 조치는 아파트 분양가 인상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주택보급 확대, 홈네트워크 제품 활성화 등의 큰 줄기는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는 빌트인 가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옵션가격이 드러남으로써 그동안 거품이 많았던 빌트인 가전 제품의 가격이 내리는 효과까지 발생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빌트인 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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