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BM에 이어 세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솔루션 선두기업인 SAS가 우리나라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물론 현재 정보통신부와 공동 투자 및 협력하는 방안을 협의중이지만 제임스 H 굿나잇 SAS 회장이 “한국에 R&D센터 설립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투자규모와 시기까지 밝힌 것을 보면 확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업체인 사이베이스도 한국에 R&D센터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우리 정부에 의사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시스코·HP·선·MS 등도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연구소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계 IT기업들이 잇따라 우리나라에 첨단R&D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IT산업의 성장잠재력과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이나 판매조직을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는 많지만 고품질의 노동력을 활용해야 하는 핵심기술 부문에 대해선 경쟁력 유지차원에서 자국에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세계적인 IT기업들의 투자결정은 동북아 IT허브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정책에 큰 탄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연구개발할 분야가 디지털홈, 컨슈머CPU, 무선기술, 텔레매틱스, 임베디드SW, BI 등 미래 유비쿼터스환경 구축에 필요한 원천기술일 뿐 아니라 대부분 IT신성장동력에 꼽히는 유망산업 분야다.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의 한국R&D센터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신성장동력 프로젝트를 기술적으로 받쳐줄 핵심 연구기지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게다가 이들 한국R&D센터를 통해 우리가 선진기술력을 전수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급 기술인력 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음으로써 우리의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기술개발이 순조로울 경우 이들 다국적 IT기업과 함께 세계 시장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적인 IT기업의 R&D센터 유치는 한국이 기술력에서 크게 앞선 일본과 맹렬하게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생존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다국적 기업 입맛에 맞지 않으면 R&D센터 유치는 성공할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서는 현금지원(캐시 그랜트) 등 외국기업 투자유치에 앞서 가고 있는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거의 모두 망라한 지원책을 마련해 놓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들 다국적 기업이 계획대로 투자하도록 분위기와 인프라를 갖춰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R&D센터 설립에 우선 순위에 두는 나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일하면서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 정부가 내걸고 있는 국민소득 2만달러와 동북아 경제중심 목표에 도달하려면 전략적인 산업에 투자 유치가 절대적이다. 외국기업들이 우리 정부에 투자신고를 해놓고 투자를 유보하거나 취소한 사례가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들 IT기업도 여건에 맞지 않으면 투자계획을 취소할 수 있다. 그만큼 사전에 기피 이유를 분명히 파악, 개선해주는 노력이 선결되어야 다국적 기업들의 R&D센터 유치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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