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청년 토니가 어느날 농부로부터 당나귀 한 마리를 100달러에 샀다. 그런데 당나귀를 받기로 한 날 농부는 “미안하네. 당나귀가 갑자기 죽었버렸거든. 돈도 이미 다 써버려 돌려주지도 못하네”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러자 토니는 게의치 않는다듯 “좋아요. 죽은 당나귀라도 주세요”라고 말했다. 농부가 “죽은 당나귀로 뭘 하려는가”라고 묻자 토니는 빙그레 웃으며 “복권 경품으로 내걸거예요”라고 답했다. 농부가 놀라자, 토니는 “기대해보세요. 나는 할 수 있거든요. 죽은 당나귀라고 밝히지만 않으면 되잖아요!”라고 자신있게 웃었다.
얼마후 농부가 “죽은 당나귀 사업은 잘 했나”고 묻자, 토니는 “그럼요. 당나귀를 경품으로 걸고 100장의 복권을 2달러씩 팔았는걸요. 그래서 198달러의 이익을 남겼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농부가 신기해서 “아무도 불평하지 않던가”라고 묻자 토니가 이렇게 답했다.
“당첨된 단 한사람만 불평을 했죠. 그래서 그에게만 복권값 2달러를 돌려주었답니다.”
비숫한 얘기는 한국에도 있다. 로또복권 판매를 대행하는 인터넷사이트들의 경우다. 대행 사이트는 현재 수십여개로 추정되지만 그 대부분은 토니처럼 ‘죽은 당나귀’를 파는 곳이라고 한다. 경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터넷에서 로또복권을 구입하면 그 증거로 숫자가 적힌 복표를 메일을 통해 받는다. 물론 이 숫자표는 로또발행자가 인정한 것이 아닌, 대행 사이트 운영자가 임의로 발행하는 것이다. 당첨자가 나오면 당첨금도 직접 지급한다. 하지만 대부분 소액인데다 거액인 1등 당첨확률은 매우 희박해서 결과적으로 엄청나게 남는 장사인 셈이다. 게다가 복권에 투자해서 피해를 봤다는 사람도 나타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토니나 로또복권 대행 사이트 운영자는 탁월한 비즈니스맨인가. 아니다. 탁월한 비즈니스와 악랄한 사기를 구분 짓는 방법은 바로 도덕률이다. 이제 기업에서 도덕률은 글로벌 표준이 돼가고 있다. 최근의 정치개혁바람은 그동안의 우리 경제가 이 도덕률에 무심했다는 또다른 반증이 될 수도 있다.
서현진 디지털경제부장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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