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인터넷주, `벌써 한겨울…`

정부 규제 등 잇단 악재로 `속앓이`

 주가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상위사들이 대거 포진한 통신서비스와 인터넷주들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신고가를 기록중인 종목들은 속출하는 데 반해 통신·인터넷주들은 오히려 하락했거나 단순 등락만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들의 주가가 한단계 올라선다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물론 전반적 투자 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단기 모멘텀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통신서비스, 많은 규제가 문제=향후 뚜렷한 실적 성장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번호이동성 도입, WCDMA 단말기 보조금 도입 등 향후 사업상 변수가 너무 많은 게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경기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늘면서 ‘경기 방어주’ 성격이 강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KT와 SK텔레콤 등 선발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고배당정책, 명예퇴직,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나오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애널리스트는 “통신사업자의 주가는 정부 규제 리스크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국내 통신주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더 가지려면 국내의 규제를 더이상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날 진대제 정통부장관이 투자설명회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국내 관련주 주가가 널뛰기를하고 그밖의 정책 발표와 주요 이슈마다 득실 관계 분석이 나오는 등 회사 가치 이외의 변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WCDMA 단말기 보조금 허용에 대해서도 현대증권은 WCDMA 가입자 확대에 따른 혜택보다는 이에 따른 비용 증가가 단기적으로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번호이동성 도입도 사업자간 마케팅 비용 증가로 업체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대우증권 양성욱 애널리스트는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선두권 업체에 불리한 형태의 규제가 많아지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이나 사업에서 주가를 이끌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성장 공백기에 우발 악재 발생=인터넷은 3분기 실적이 주가를 더이상 이끌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에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회계 부정설, 게임쪽 영업정지설 등 우발적 이슈들이 악재가 되고 있다. 일단 3분기 실적은 ‘알려진 재료로는 더 이상 주가를 견인하지 못한다’는 증권가의 속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다음의 분식회계 파문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게임포털 사이트에 대한 영업정지 논란이 가열되자 업종 전반적으로 고점대비 30% 정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문제가 큰 문제가 아니며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들도 있지만 주가에 부담이 된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에 따라 한 때 7만원대를 기록했던 다음의 주가는 5만원 초반으로 하락했으며, NHN은 18만원에서 13만원대로 하락했다. 이밖에 인터파크도 2500원 근처를 맴돌고 있다.

 향후 인터넷 관련 종목의 주가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4분기가 인터넷 관련 업체들의 계절적 호황기이며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도 거의 없지만 다음의 분식회계 논란과 영등위의 재심의 결과 등이 단기적인 주가 반등을 제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교보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상승을 견인한 매수세력이 외국인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최근 잇따른 인터넷 관련 악재로 관련 종목을 매도하고 있어 인터넷 관련주들이 당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애너리스트는 “인터넷주들이 단기 모멘텀이 없다는 이유로 9월말부터 ‘단기중립, 장개매수’로 투자의견을 낮춰잡고 있다”며 “다만 단순한 해프닝에 의한 주가급락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의 매력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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