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깡 근절 등 운영요건 어려워지며
100여개 업체가 난립해온 지불결제대행(PG)서비스업계에 재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중소 PG사들이 늘면서 기존 고객사들이 대형 PG사들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금융당국이 강력한 관리방안을 내놓은데다가 고질병이었던 카드깡 근절을 위한 시스템 운영, 신용카드사들이 안전결제 서비스를 요구하는 등 서비스 운영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중소 PG사들이 경영난으로 속속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달들어 Y사 등 10여개 PG사가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이를 이용하던 고객사들이 안전성이 높은 4∼5개 대형 PG사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추세가 내년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올해 중소업체 난립으로 출혈경쟁을 벌여왔던 시장상황이 내년 상반기에는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소 PG업체들이 서비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자본금 5억원 이상 PG업체에 한해 등록을 통해 관리하겠다는 금감원 발표 △카드깡 적발시스템 본격 운영 △‘인터넷 안전결제(ISP)’서비스와 ‘비자 3D’ 등 신용카드회사의 안전결제서비스 도입 △신용카드사의 연체율·담보강화 등을 꼽고 있다.
실제 안전결제서비스를 주도한 국민과 BC카드 등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ISP서비스와 3D 등을 적용하지 않는 PG업체들 대해 승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중소 PG사들은 싼 수수료율을 내세워 가맹점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왔으나 카드사들의 차등 수수료를 적용, 이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해 매출이 급감하는 중소 PG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달들어 이니시스와 데이콤 등 대형 PG사에 중소 PG업체 고객들이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니시스의 경우 이달들어 전자결제 업체를 변경하기 위한 문의 전화가 전달에 비해 30%이상 증가했으며 현재 전년대비 가맹점이 20%(1200개) 이상 증가했다. 이금룡 이니시스사장은 “안전한 전자지불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편의와 경쟁력 향상을 하려는 가맹점들이 대형 PG회사를 이용하기 위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업체들의 경우 전자상거래·인터넷복권 등 신규사업에 진출하거나 온라인 신용카드조회(VAN), 전자지불솔루션 판매 등 부가사업을 강화하는 곳이 늘고 기업간 규모의 경쟁을 위한 합병도 추진되면서 PG업계 재편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엠팟과 한국사이버페이먼트의 경우 이달들어 합병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니시스는 온라인 마켓포털 온켓을 오픈했고, KS넷은 쇼핑몰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