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는 새로운 소비 문화 조성을 위해 금주부터 전문가 칼럼을 연재합니다. 주요 필진은 이병주 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소장, 하일호 변호사, 김만환 중소기업유통센터 신유통팀장, 김효석 쇼핑 호스트 등 입니다. 쇼핑 문화의 길라잡이를 선언하고 펼치는 전문가 칼럼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소보원에 접수된 소비자상담 내용 중 하나를 골라 그 일부를 발췌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 배너광고에 30만원 가까이 하는 게임기를 12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싶어 인터넷뱅킹으로 입금했습니다. 입금 확인 전화를 했으나 계속 통화중이어서 의례 인기상품에 대한 폭주라고만 생각는데 곧 사이트가 폐쇄된 것을 알았습니다...."
젊은 독자라면 대충 짐작할지 모르겠다. 약 한달전 게임기 PS2와 X-박스를 싼값에 판다고 광고한 후 돈만 챙겨 사이트를 폐쇄한 `올드마트(www.oldmart.net)` 사례다. 피해자들이 다음까페에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경찰청 홈페이지에도 공지사항으로 올라 있다. 약 300여명이 5000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다.
올들어 인터넷쇼핑몰에서 소비자 돈만 챙겨 도주하는 사기 사건이 빈번히 발생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익히 알려진 하프플라자 사건처럼 사회적 경종을 울린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여러차례 발생했지만 유사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피해는 인터넷 쇼핑의 구조적 특성과 소비자 심리가 결합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비대면 거래에 의해 선불로 대금을 받을 수 있고 짧은 시간에 광범위한 파급성까지 가진 인터넷은 사기꾼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소비자는 과거와 달리 안방에 앉아 손쉽게 시장 조사를 할 수 있어 작은 가격 차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을 갖게 됐다. 따라서 인기가 있는 제품은 조금만 가격이 싸면 금방 알려지고 구매자가 모여든다.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지금. 소비자는 가격만을 따질게 아니라 안전성을 쇼핑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가격이 아무리 싸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포기하는게 좋다. 쇼핑몰의 외관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사기 쇼핑몰일수록 사기냄새가 더 안나도록 꾸미는 법이다.
필자도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지만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소위 알만한 쇼핑몰보다 그야말로 `상당히` 싼 무명의 쇼핑몰이 있을 때 고민이 안될 수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 싸도 현금 선입금은 금물이다. 대신 신용카드를 활용해 중계지불 업체나 신용카드사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를 권한다. 하프플라자 사건 때도 신용카드 결제자는 모두 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병주 <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소장· bjlee@cp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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