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아시아·태평양 SoC 기술대전 2003`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된 시스템온칩(SoC) 첨단 기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 태평양 시스템온칩(AP-SoC) 기술대전 2003’이 5일 막을 올렸다.

 특허청이 주최하고 KAIST 반도체설계자산연구센터, IT SoC협회가 공동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이동성과 연결성을 위한 솔루션(Solution for Mobility and Connectivity)’를 주제로 6일까지 이틀간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SoC란 하나의 기판 위에 CPU와 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를 모아 구현하던 종래의 시스템을 하나의 반도체 칩 위에 구현하는 고밀도 고집적 반도체 기술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구분을 뛰어넘는 새로운 반도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SoC분야의 첨단기술은 물론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의 산업 육성책이 소개된다.

 ◇국내외 SoC 회사 기술 향연=전시회에는 SoC 관련 산업체 및 연구기관의 전시 부스가 설치됐으며 SoC 분야 고급 인력을 수급하는 채용박람회도 진행된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동부아남반도체 등 대기업을 비롯해 반도체 설계 툴 공급회사, 시스템 설계업체, SoC 분야 연구기관 등 국내외 40여개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CPU를, 하이닉스반도체는 LCD 구동 드라이버 IC와 CMOS 이미지 센서, 코아로직은 카메라폰용 컨트롤러 IC 등 SoC 분야를 선도하는 제품을 출품했다. 또 다이나릿시스템과 서두로직 등 10여 개 국내외 SoC기업이 업체설명회에 참가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고 국내외 기업과 정보 교류에 나선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SoC 육성책 및 첨단 기술 한자리=발표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SoC 전문가가 대거 참석해 각국의 SoC 개발 개발 현황과 정부의 산업 육성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행사 첫날인 5일에는 장춘옌 대만 교통대 총장을 초청해 대만 정부가 SoC 산업발전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대만의 시소프트(Si-Soft) 프로젝트 현황이 발표된다. 또 아이서플라이코리아 손종형 사장이 ‘코어 실리콘을 위한 SoC 전쟁(SoC Battle for Core Silicon)-주문형반도체(ASIC),특정표준형반도체(ASSP)의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SoC산업의 국제적 동향에 대한 강연한다.

 6일에 개최되는 기술 프로그램에서는 SoC 분야에서 주요 관심분야인 반도체설계툴(EDA Tool)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프로토타입 제작의 3개 세션에서 전문가가 최신 기술 동향을 발표한다. 반도체설계툴 세션에서는 삼성전자 최규명 수석연구원이 ‘나노기술 시대의 SoC AISC 디자인 방법’을 강연한다. 임베디드소프트웨어세션에서는 서울대 홍성수 교수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디자인’, 팜팜테크 임성수 이사가 ‘스마트 핸드 헬드 디바이스 SoC 개발을 위한 임베디드 리눅스 솔루션’을 발표한다.

 프로토타입 제작 세션에서는 부산대 양세양 교수와 다이나릿시스템 기안도 박사가 각각 ‘SoC 프로토타입핑의 기능 검증’과 ‘SoC디자인과 검증을 위한 가상 프로토타입핑’에 대해 강연한다.

 ◇로봇워(Robot War) 경진대회=SoC산업에 대한 일반인과 학생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특별행사도 마련됐다. 올해로 주번째를 맞는 SoC 로봇워는 총 32개팀 중 예선전을 통과한 16개 팀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열띤 경기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경진대회는 로봇의 기계적인 부분의 제작과 제어에 중심을 두고 진행하는 기존 로봇 경진대회와 달리 로봇의 몸체를 주최측이 제공하고 참가팀은 SoC를 활용한 두뇌보드를 제작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CPU와 SoC 기술을 이용해 로봇의 두뇌보드를 제작하고 작동 소프트웨어 등을 구현해 SoC를 응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선보였다.

◆ 관심 끄는 ‘로봇 워’

 ‘로봇의 두뇌를 개발하라.’

 이번 AP-SoC 2003에서는 시스템온칩(SoC)을 이용해 로봇의 두뇌보드를 제작해 경연하는 ‘로봇워(Rorot War)’가 관람객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기존 국내에서 개최돼온 로봇관련 대회가 로봇의 기계적인 부분의 제작과 제어에 중심을 두고 진행되고 있는 데 비해 이 대회는 로봇의 몸체를 주최측이 제공하고 참가팀은 SoC를 활용한 두뇌보드를 제작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SoC 로봇워에서는 리모트 컨트롤에 의해 동작하는 로봇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 두뇌부의 자체적인 지능판단에 의해 신호를 내리는 형태의 로봇을 제작해야 한다. 각 팀은 전략프로그램에 따라 신호를 보내 로봇을 작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기의 승패는 전략프로그램의 수준에 의해 판가름 된다.

 특히 이번 경진대회에는 벤처기업 에이디칩스가 개발한 국산 CPU인 EISC(Extendable Instruction Set Computer) CPU가 채택됐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외산 CPU 대신 이번 대회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된 CPU가 로봇 제작에 활용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기본적인 경기방식을 살펴보면 각 팀은 2대 2의 로봇으로 정해진 경기시간 동안 상대팀 로봇을 향해 적외선 공격을 발사하게 된다. 로봇의 머리부분에는 적색과 청색의 원기둥을 부착하고 각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색깔을 인식함으로써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게 된다. 적군과 아군을 인식한 로봇은 상대팀의 로봇에게 적외선 공격을 하며 적외선을 맞은 로봇은 에너지가 하나씩 줄어든다. 상대팀 로봇이 발사한 적외선을 10번 맞게 되면 로봇은 자동으로 동작을 멈춘다. 전후반 경기가 종료되면 상대 로봇에게 피해를 입힌 정도를 합산해 승패를 결정한다.

 이번 로봇워에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등 총 32개팀이 참가해 3개월간 SoC를 이용해 자체 회로를 설계하고 전략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달 28과 29일 이틀간 KAIST에서 예선전을 진행해 16개팀이 예선을 통과했다. 이들 본선참가팀은 5일 토너먼트 형식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진행되는 16강전을 거쳐, 6일 오후 최종 결승전을 거쳐 우승팀을 결정하게 된다.

◆ 인터뷰 - 허염 IT SoC 협회장ㆍ하이닉스 부사장

 “현재 한국 SoC 산업은 일본, 대만의 중간자적인 입장이지만 아태지역의 조정자 및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아시아 태평양 시스템온칩(SoC) 기술대전 2003의 대회장을 맡은 허염 회장(하이닉스 부사장)은 아태지역에서 한국 SoC 산업의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 SoC 산업의 기술수준은 현재 대만보다 열세합니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서 대기업들은 메모리 산업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상황이며 SoC를 위한 기반 기술이 부족합니다.”

 허 회장은 D램 위주의 메모리 산업에서 탈피해 SoC 등 비메모리 산업을 육성하는데 정부 정책과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AP SoC 2003에서는 대만을 비롯해 일본의 SoC 산업 육성을 위한 범 국가적 정책이 소개된다며 행사를 통해 국내 정부 및 기업들이 SoC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AP SoC 기술대전은 첨단 SoC 제품과 기술을 홍보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올해 행사는 무엇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SoC 산업이 선정돼 더 뜻깊은 행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관련 산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산·학·연을 아우르고, 시스템업체, EDA 툴 업체, 설계업체 등 전시업체를 다양화했다고 허 회장은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물론 향후 행사를 더욱 발전시켜 아태지역의 SoC 관련 통합행사로서 산·학·연의 다양한 제품 및 기술을 총망라할 수 있는 보다 큰 전시회 및 학회로 발돋움하게 할 것입니다.”

 허 회장은 AP SoC 기술대전을 통해 SoC 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한국이 SoC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업체 간 협력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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