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장형 HDD 연결시 정보 손실
애플컴퓨터가 지난주 출시한 신형OS ‘맥OS X 10.3’(코드명 팬서)이 일부 하드디스크의 정보를 지워버리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술력에서만큼은 MS보다 앞섰다는 자타의 인정을 받아온 애플컴퓨터의 기업이미지가 크게 손상받게 됐다.
애플컴퓨터는 홈페이지(http://www.apple.com)에서 “새로 나온 팬서OS를 탑재한 매킨토시를 일부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연결할 경우 데이터가 손상되는 현상을 보였으며 특별한 보완대책이 세워지기 전까지 팬서 신규고객들은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C넷은 팬서OS와 연동할 때 저장데이터가 지워지는 외장형 하드디스크는 옥스포드 세미컨덕터사의 922칩세트와 1.02펌웨어를 채택한 라시(LaCie)사의 일부 제품군이며 ‘파이어 와이어(firewire)’로 불리는 고속 IEEE 1394규격을 지원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컴퓨터는 “현재 문제를 일으킨 외장형 하드디스크 제조사 및 관련 칩세트 메이커와 함께 대책을 찾고 있다”며 “고객들은 확실한 보완책이 나올 때까지 파이어 와이어기반의 관련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주 전세계에서 동시 판매에 들어간 팬서는 애플컴퓨터가 2001년 선보인 맥 OS X의 세번째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 제품은 64비트 PC에 최적화된 운용체계와 모든 창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파인더, 영상회의 솔루션 아이챗 AV 등 150여종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드러난 ‘맥OS X 10.3’의 치명적 버그 때문에 향후 애플컴퓨터가 고객들에게 제품환불은 물론 데이터손실에 따른 대규모 보상까지 해야 할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애플컴퓨터는 지난해 8월 맥OS X의 두번째 업그레이드 버전 ‘재규어’를 출시하면서 129달러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받았고 이어 재규어의 보안상 결함이 발생하자 보안패치의 무료배포 대신 차기 버전제품인 팬서에 보안기능을 포함시키며 사실상 유료업그레이드를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팬서OS의 버그문제로 인해 MS의 윈도OS보다 한 단계 앞선 사용자인터페이스·기술력을 자랑해 온 애플컴퓨터의 신뢰성 상실과 충성도높은 매킨토시 사용자들의 이탈 가능성까지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