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진퇴양난

"CRT TV 시장 포기 성급한 결정" 지적

 대형 브라운관(CRT) TV부문에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온 소니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진퇴양난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이서플라이의 데이비드 멘틀리 부사장은 31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기고한 컬럼에서 소니가 CRT TV의 비중을 줄이고 삼성전자와 LCD 합작법인을 설립해 LCD부문 투자를 늘리려는 것은 아직 시장수요가 많은 CRT TV시장을 너무 일찍 포기하는 성급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는 내년부터 일본내 초대형 CRT TV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 싱가포르· 유럽 등지의 TV공장에서 생산은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소니는 최근 삼성전자와 자본금 2조원 규모의 LCD 합작법인을 세워 7세대 LCD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세계 TV시장에서 CRT TV의 점유율이 여전히 95%에 달하기 때문에 소니의 자국내 생산중단결정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는 CRT TV의 전성기 시절에 트리니트론 브라운관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정상업체로 군림했으나 CRT TV가 사양길에 접어든 지금 삼성전자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LCD패널을 공급받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향후 CRT TV 시장의 매출규모는 연간 3%씩 하락하고 초대형 모델만 미미한 성장을 보이는 반면 LCD TV의 점유율은 올해 2%에서 2007년까지 14%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현시점에서 소니가 높은 성장성과 마진율을 지닌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타당한 선택이지만 기존 가전업체 이외에 델, 게이트웨이 등 PC업계 강자까지도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상황에서 삼성과 합작법인이 성공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소니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시장에서 비용과 유통, 가격 등을 제어할 수 있다면 성공할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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