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소멸 DVD` 시장 반응 썰렁

 개봉후 48시간만에 자동 소멸돼 번거롭게 대여점에 반납할 필요가 없는 1회용 DVD의 출시 한달 동안 성적표는 당초 관심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와이어드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플렉스플레이가 제작한 ‘EZ-D’ DVD는 포장을 뜯으면 내부의 산화작용이 시작돼 48시간 이후엔 못 쓰게 된다. 소비자들은 연체나 반납에 신경쓸 필요없이 DVD를 본 후에 버리면 된다.

 이 제품은 저작권 침해 방지 및 신시장 개척 효과를 바라는 업계의 관심속에 지난 8월말 일리노이·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캔자스 등 4개 지역 식품점·편의점·전자제품 판매점 등에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대여 DVD에 비해 비싼 EZ-D 디스크의 가격이 고객의 냉담한 시장 반응을 가져온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리노이주 페오리아에서 식료품점 ‘컵푸드’를 운영하는 톰 뮬렌은 ‘매장의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진열했지만 별 반응이 없다”며 “가격이 비싼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업소에선 EZ-D 디스크를 7달러에 파는 데 이는 일반 비디오 대여료 2달러의 3배가 넘는 것. 연체료 2달러를 내더라도 일반 비디오 대여가 더 싸게 먹힌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자동 소멸되는’ DVD를 불안하게 여기는 점도 문제. EZ-D를 취급하는 소매 업자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은 EZ-D가 이상한 제품이라 생각한다”며 “2일만에 못 쓰게 될 제품에 돈을 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화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EZ-D가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소매업자들은 부유한 중상층 지역에선 EZ-D의 편리성이 상당한 관심을 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번 쓰고 버리는 EZ-D가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며 반대 운동을 펼치는 환경 단체들의 주장이 얼마나 먹힐지도 주목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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