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현황ㆍ대안 제시 보고서 발표
미국시장은 세계 최대규모이자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식을 줄 모르는 ‘중국 붐’으로 까다로운 미국시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KOTRA는 중국 붐이 시장 다변화라는 전략적 측면에서 볼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미국시장에서의 한·중·일 3국간 시장 경합 상황과 대안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한중일 3국의 대미수출=지난 10여년간(‘90→2002)한국은 92.4% 증가한 356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겨우 34.5%가 증가한 12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같은 기간중 무려 722.3%가 증가한 125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일본을 제쳤다. 시장 점유율면에서도 중국은 10.8%로 3배나 급증한 반면 일본은 10.5%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한국은 3%대에서 거의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90년 8위의 수출국이었으나 95년 4위, 지난해 3위에 이어 올해는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2∼3년내 시장 점유율이 18%선에서 거의 정체되고 있는 부동의 1위국 캐나다를 제치고 최대 대미 수출국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시장 1위 품목=미국 총수입의 62%를 차지하는 상위 50대 수입품목 중 1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인 품목수는 중국이 무려 15개를 차지했으며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미 총 수출액면에서 비슷한 일본은 4개 품목에 불과했고 한국은 단 1개 품목에 그쳤다. 또한 50대 품목중 품목별 상위 10대 수출국에 랭크된 품목수에서도 중국이 34개로 가장 많으며 일본이 33개, 한국은 22개를 각각 기록해 중국의 경쟁력을 알 수 있다.
◇3국간 품목별 경합=한국의 대중국 우위품목과 경쟁품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일본에 대해서는 우위품목은 다소 증가하는 가운데 경쟁품목과 열위품목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일본에 대해 경쟁 우위를 보이는 품목은 석유제품류, 종이류, 철강압연제품, 보일러, 강관, 철도금, 철선, 의류, 합성 단섬유 등이다. 중국과의 경합 품목은 무선통신기기, 재생용품, 자동차 부품, 타이어, 공기 조절기, 필름, 인쇄회로, 점화플러그, 못, 항공기 부품 등이다. 일본과의 경합 품목은 무선통신기기, 전자회로, 데이터 처리기, 영상기기, 공기조절기, 마이크, 인쇄회로 등이다.
◇향후 처방=미국시장을 유지 또는 확대하기 위한 단기적이고 획기적인 처방은 있을 수 없다. 제품의 품질과 기술 혁신을 통한 제품력 향상과 제품의 이미지 제고를 통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여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 방안으로 지적된다.
특히 중국제품과의 직접적인 가격경쟁에 더 이상 매달릴 단계는 지났다. 중국이 가격경쟁과 양적인 팽창에 치중하는 동안 우리는 비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적극적인 구매 창출에 나서야 한다. 당분간 중국제품과의 직접적인 가격 경합이 불가피한 품목의 경우 비용축소를 통해 격차를 줄여나가는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또 미국 대기업의 R&D센터 투자 유치를 통한 기술 개발 강화와 ‘미국내의 또 다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조달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지 히스패닉계와의 시장 제휴, IT·자동차·기계 등 미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소재 아웃소싱 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참여 등도 요구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