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풍향계]`VAN+POS` 통합시스템 만들자

새 부가사업ㆍ틈새수요 찾기 `윈윈` 제휴

 ‘VAN과 POS가 만났다.’

 신용카드 조회(VAN)업계와 유통시스템 공급업계가 침체된 유통시스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VAN 기능, POS, 매장관리솔루션 등을 하나로 결합한 보급형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것. 관련 업체들은 또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체인점·슈퍼마켓·소규모 점포 등 ‘개미 매장’을 중심으로 공동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황=KIS정보통신은 삼성전자와 업무제휴를 맺고 체인점과 유통 매장 등 소매점을 대상으로 POS시스템 영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로 삼성은 KIS정보통신에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KIS정보는 제품 판매를 총괄한다.

 또 POS용 소프트웨어는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N&P테크놀로지에서 공급하게 된다. 이와관련, KIS정보는 24일 사업설명회를 열고 전국에서 30여개 총판을 모집, 연간 2만여대의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IBM 장비를 공급하는 시스네트는 KS넷과 공동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 두 회사는 이미 원칙적 합의를 마치고 시스템 규격이나 마케팅 방안을 협의 중이며 IBM의 저가형 POS와 전용 솔루션을 탑재한 제품을 주력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국신용카드결제도 부가수익 창출과 유통 점포의 정보화를 위해 POS 사업을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다. 이 회사 고재훈 이사는 “적당한 시스템업체를 찾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부터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경=두 업계의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제휴에 나선 것은 우선 소비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사업 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우선 VAN업계는 이미 시장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데다 대기업 참여에 따른 과열 경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게다가 올초부터 가시화된 신용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줘 관련 업체들은 그동안 새 부가사업을 찾아 왔다. 유통시스템 공급업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소비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올초 최소한 매출이 50% 이상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예년 수준을 맞추는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목적은 ‘사업의 시너지’다. 두 업계 모두 중소 소매점을 타깃 시장이 삼고 있으며 POS 장비를 도입하려면 어차피 VAN망을 연계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업종 제휴가 최소한 손해는 볼 것 없다는 것이다. 시스네트 양동권 이사는 “두 업종 모두 최대 수요처가 포화 상태에 달해 새로운 시장이나 사업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론칭만 된다면 확실한 윈윈 모델”이라고 배경 설명했다.

 ◇전망=시스템 가격은 낮아지고 마케팅 접점은 넓어지면서 시장 반응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IS정보통신 측은 “삼성과 공동으로 공급하는 ‘삼성스마트’는 VAN기능을 지원하면서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10∼20% 저렴하다”며 “여기에 VAN과 POS업체가 함께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할인점과 백화점에 밀려 적자에 허덕이는 대다수 소규모 점포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시스템 도입에 따른 세원 노출을 우려해 기존 관행을 고집하는 점 등은 여전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이병희 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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