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이제는 내부전열 정비"

\`하나로 사태\`후 시장경쟁 돌입

 하나로통신이 독자 회생의 길로 접어든 것을 계기로 통신사업자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인원 감원등 구조 조정에 들어갔다.

 뚜렷한 시장침체 분위기와 정부의 비대칭규제 정책속에 통신시장 지각변동의 최대 변수였던 하나로통신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선후발·유무선 사업자들은 이제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시장경쟁에 돌입할 태세다.

 특히 내년초부터는 번호이동성·가입자선로공동활용제도(LLU) 등 각종 유효경쟁 정책과 2.3㎓ 휴대인터넷,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신규 서비스 도입이 줄줄이 예고돼 통신사업자들은 이에 대비한 내부 추스르기를 서두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F가 다음달 1일자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하나로통신도 다음달초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예년보다 한달가량 앞당겨 다음달에 정기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KTF는 이날 고객과 현장 중심(일명 굿타임경영) 경영에 주안점을 두고, 기존 3부문 5실 8본부 2연구소 체제를 8부문 1원 8본부 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KTF 관계자는 “굿타임경영의 효율적인 추진은 물론 번호이동성 등 변화한 마케팅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차세대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KTF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6명의 임원만 조정하는 대신, 핵심 임원급인 전략기획부문장에 한훈 상무를 승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현 조영주 부사장은 신설된 대외협력부문장으로 이동, 사업자간 협력과 정책대응 등 후선 업무를 맡게 됐다.

 지난 21일 외자유치안 가결로 큰 고비를 넘긴 하나로통신은 당초 계획대로 다음달초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키로 했다.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계와 신속한 의사결정시스템 구축 등이 이번 조직개편의 골자며, 이 과정에서 일부 임원급에 대한 물갈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치열한 시장경쟁환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의 시스템과 관리체계를 강화하자는 취지”라며 “직원들은 오히려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어서 구조조정이 아닌 충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유선전화 분야와, 초고속케이블(HFC) 사업 분야, 2.3㎓ 휴대인터넷 사업 분야를 강화하기로 하고, 필요할 경우 신규 채용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동전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도 이달초 마케팅 분야 일부 임원급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예년보다 한달 가량 앞당긴 다음달경 대규모 정기인사를 고려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성제도와 신규 서비스의 등장으로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통상적인 조직개편 시기를 앞당김으로써 서둘러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KT는 사업자 가운데 가장 먼저 이달초 전체인력의 13%에 육박하는 5500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명예 퇴직시킨 이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정비를 서두르고 있으며, LG측도 하나로통신의 인수실패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력을 감축하든 그렇지 않든 새로운 사업 환경에 맞게 조직을 개편하려는 통신사업자 경영자들의 욕구가 높다”면서 “조직 개편의 양상을 잘 지켜보면 사업자마다 내년 이후 어떻게 살림을 꾸려나갈 지, 어떤 것을 성장 동력을 삼을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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