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3월 어느날 오후. 당시 28세의 애플컴퓨터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허드슨강을 굽어보는 맨해튼의 한 옥상 테라스에 서 있었다.
그는 내심 스카우트하고 싶어 했던 44세의 존 스컬리 펩시 사장을 만나고 있었다. 잡스 창업자는 그 면담에서 후일 실리콘밸리의 ‘전설’이 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머지 일생을 설탕물을 팔면서 보내고 싶은가,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원하는가?”
그 뒤 20년이 지난 지금 이제 늙고 머리가 희끗해진 잡스가 지난 16일 애플의 온라인 음악 서비스 ‘i튠스 뮤직스토어’ 판촉을 위해 펩시와 대대적인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극적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잡스는 주로 과일 및 견과류만 먹는 것으로 알려진 채식주의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광천수를 제외한 다른 음료수를 마신 적은 없었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런칭행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잡스는 북미 펩시콜라와 체결한 이 계약의 대상 음료수인 펩시, 다이어트 펩시, 시에라미스트를 전혀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광고에서 밝힌 것처럼 때로는 다르게 생각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펩시는 내년 2∼3월 독특한 노란 모자를 쓴 콜라 3억병을 팔기로 했다. 모자 3개중 하나의 밑에는 당첨자가 i튠스에서 노래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코드 번호가 있다.
150cal에 설탕41g이 들어가는 12온스짜리 펩시나 시에라미스트는 이번 경품 대상이 아니다. 경품을 타려면 250cal에 설탕 68g이 들어가는 20온스짜리나 425cal에 설탕 115g이 들어가는 1ℓ짜리를 사야 한다.
청량음료는 음반업계의 주요 시장인 어린이·10대를 대상으로 엄청난 광고를 쏟아붇곤 한다. 이는 비만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다이어트 펩시는 설탕은 없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어 어린이들이 우유·과일쥬스 등 보다 건강에 좋은 음료수를 멀리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난 4월 매킨토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유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i튠스 뮤직스토어는 이미 대성공했으며 이제 윈도 PC에서도 이 서비스가 가능해 음반업계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국제 많이 본 뉴스
-
1
"비트코인 오르려나"...美 트럼프 주최로 7일 첫 '가상화폐 서밋' 개최
-
2
아이폰 17e, 내년 2월 나오나...오늘 '아이폰 16e' 한국 공식 출시
-
3
“바다에서 '에일리언 머리' 건졌다”… SNS 화제 생물은
-
4
중국 달군 '칼군무 로봇'의 습격...관람객에 돌진
-
5
中 독거노인, 12년간 자신 돌봐준 이웃에 모든 재산 상속… “자식보다 낫다”
-
6
손주랑 놀이공원 갔다 '꽈당'… 104억 배상 받는 美 할머니
-
7
피해액만 2조원… “北 가상화폐 해킹, 국방예산 규모”
-
8
렌즈 끼고 수영한 美 여성… 기생충 감염돼 '실명'
-
9
“아메리카노 X→캐나디아노 O”...반미감정에 음료 이름까지 바꾼 캐나다
-
10
태국, 외국인 관광객에 관광세 도입한다… “입국 시 1만 3000원”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