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수지 애니필 마케팅기획이사

 “제 인생은 제가 만드는 거잖아요.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 이게 제 생활신조입니다.”

 배터리 충전기 전문회사인 애니필의 박수지 이사(33)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당찬 여성으로 379 세대가 갖는 특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선화예중·예고에서 가야금을 전공했던 그녀는 자연히 중앙대 음대로 진학했다.

  "대학 1학년 때 해외공연을 나갔는데, 영어가 안 되니까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그래서 6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왔죠. 이것이 연이 돼서 10년간 눌러앉게 됐습니다."

  1991년 당시 어학연수를 받은 곳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아시아계 여성이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하는 생각에 ‘패션’을 찾게 됐고, 무턱대고 뉴욕 FIT의 문을 두드렸다. 부랴부랴 짐을 싸서 오하이오에서 뉴욕까지 달려간 그녀는 인터뷰에 통과했고, 마침내 졸업장까지 딸수 있었다. 학교에서 ‘한 학기 들어보려’고 했던 것인데, 결국은 ‘할 마음이 있었기에’ 실현된 셈이다.

 FIT 재학시절 통역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가 돼 한동안 미국 루슨트테크놀러지 국제마케팅팀에서 이벤트기획을 담당한 그녀는 2000년에 SK에서 14억원 가량을 투자 받아 스마트카드 전문회사인 닷포인트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제가 스마트카드 시장을 휘저었다고 하데요. 그도 그럴 것이 20대 젊은 여자가 미국에서 OS를 들여와 SK로부터 투자유치까지 받았으니까요. 결국에는 문을 닫았지만, 당시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어요.”

 지금은 애니필이라는 이동전화용 배터리 자동인식 충전기 회사에서 마케팅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조만간 뉴욕 현지법인에서 비즈니스 디벨롭먼트를 총괄하게 될 전망이다.

 애니필이 개발한 급속충전기는 자동 스캐닝을 통해서 배터리 잔량과 기종에 맞는 전류량을 차등 공급하고, 충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충전단자와 배터리를 분리하기 때문에 과전류를 원천적으로 제거한 것이 특징. 자동인식기술을 적용한 세계 첫 제품인 만큼 수출 가능성도 높다.

 박 이사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찾은 덕택이다.

 “지금 제 목표는 오로지 하나예요. 3년 내 애니필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죠. 반드시 이뤄질 겁니다. 더구나 회사가 커가는 동안 제가 배울 것을 생각하면, 막 가슴이 뛰어요.”

 남편과 시댁도 그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살림과는 거리가 멀다. 김포에 있는 집과 역삼동 사무실까지 거리를 생각해서 아예 사무실 근처 오피스텔을 빌려 살고 있다. 아이도 당분간 낳지 않기로 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불편할 것이라는 남편의 배려에서다.

 “우선순위요. 지금은 일이예요. 물론 가족도 중요하지만 1차로는 제 자신, 제 일입니다. 남편도 동의해 줬구요.”

 시간이 날 때면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태권도와 권투와 에어로빅을 결합시킨 태보를 한다. 체력을 단련시키려는 것도 있지만, 자신감이 불끈불끈 솟는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어떤 사소한 것도 그녀를 통하기만 하면 자신감이라는 옷을 입고 돌아온다. 화려한 것 같으면서도 소박함과 합리성을 동시에 갖춘 그녀에게서 379세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는 듯 하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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