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정선 `민둥산`

 해발 1119m 높이의 민둥산은 산 모양이 둥그스름하고 관목이 없어 정상부근에 평야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민둥산이란 독특한 그 이름처럼 나무가 없는 반면 20만평의 넓은 평야에 억새가 자라나 가을 정취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은 가을이면 늘 등산객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룬다. 단풍과 함께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억새 때문이다. 민둥산 억새는 10월 중순이면 절정이나 11월 초나 중반까지도 꾸준히 찾는 이들이 있다.

 민둥산 산행의 시작점은 증산역.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역에서 내려서도 딱히 버스를 탈 필요 없이 바로 등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다만 민둥산에는 식사를 해결할 만한 곳이 없으므로 증산마을에서 든든히 속을 채우고 산을 올라야 한다.

 마을을 벗어나 10여 분만 걸으면 산 입구. 증산초등학교 정문 건너편에 커다란 등산지도와 민둥산 일대에 형성돼 있는 카르스트 지형인 돌리네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이 서 있다.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보통 어른 걸음으로 1시간 가까이 걸어야 한다. 지그재그와 거의 40도 가까이 되는 직선 등산로가 반씩 섞여 있는데 내리막 한번 없는 오르막길이라 평소에 등산을 꾸준히 한 사람들도 이 구간에서는 숨을 헉헉거린다. 산 아래쪽에서부터 활엽수, 소나무, 낙엽송 숲이 차례로 나와 그나마 단조로운 등산에 변화를 준다. 30여분을 쉼 없이 올라 더 이상 갈 수 없겠다 싶을 즈음 휴게소에 이른다. 발구덕 마을로 가는 산길이 지나는 곳으로 임시 포장마차를 차려 놓고 찰옥수수나 빈대떡, 막걸리 등을 팔고 있다.

 휴게소를 지나 다시 올라왔던 것과 비슷한 길을 10여분 올라가면 드디어 숲이 사라지고 풀밭이 나타난다. 대개는 억새로 덮였고, 나무는 가끔 가다 한두 그루 서있는 정도다. 꽤 높이 올라왔는지 증산에서 올려다 보이던 높은 산들이 이제는 거의 눈 높이 수준이다.

 허리를 덮는 억새 한가운데로 등산로가 뻗어있다. 억새가 보인다고 정상에 도착한 것은 아니다. 억새 시작 부근에서도 다시 10여분 가까이 걸어야 한다. 길은 훨씬 완만해져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억새가 채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람들이 몰려든 탓인지 허리 높이의 억새 사이로 폭 2m는 될 법한 길이 생겼다. 정상에 가까워짐에 따라 억새는 점점 촘촘해진다. 바람이 지날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억새떼가 부르는 합창이다.  정상 아래쪽에는 등산객을 위해 풀로 엮은 움막을 여러 채 만들어 놓았다. 보기에는 엉성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바람이 불지 않아 아늑한 느낌이다. 산불 감시초소가 놓인 곳이 바로 민둥산 정상이다.

 해발 1119m. 이 곳에서는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피할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지억산(1117m), 서북쪽은 삼내약수, 화암약수로 내려가는 골짜기, 동남쪽으로는 백두대간 줄기의 하나인 함백산 자락이 이어진다. 끝없이 펼쳐진 산자락은 억새 못지 않은 볼거리다.

 정상을 비롯해 일대의 주능선은 온통 억새로 덮여 있다. 봉우리가 둥글둥글하고 밋밋해 산세가 수려한 다른 산에 비하면 보는 재미가 덜할 것 같지만 드넓은 억새가 이를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돌아오는 길에 화암약수와 화암동굴을 함께 여행하면 좋다. 화암약수는 정선 동면에서 솟는 약수로 위장병, 빈혈, 피부병, 안질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화암약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화암동굴은 금광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놓은 것. 1922년부터 45년까지 금을 캐던 곳으로 당시에는 전국 5위의 금광으로 선정될 정도로 채굴량이 많았다고 한다. 화암관광지 관리사무소 (033) 560-2578

 <글 사진=전기환 여행작가 travy@travelchannel.com>

 

 ▲찾아가는 길=청량리에서 8시에 출발하는 강릉행을 타면 증산역에 12시경 도착해 당일여행으로 다녀올 수 있다. 돌아오는 기차는 증산역에서 오후 6시 50분 출발. 증산역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가서 직진, SK주유소에서 좌회전, 굴다리를 지나면 증산초등학교 정문이 나온다. 학교 맞은편에서 민둥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기차역에서 산 입구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묵을 곳=예전에는 여관 두어 개가 전부였으나 정선 카지노가 생긴 이후로 증산에도 모텔이 여러 개 생겼다. 좀더 가족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정선읍이나 가리왕산휴양림 등을 택하는 게 좋다. 정선 관광안내 (033)560-2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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