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동향 분석 대상 기업 극히 일부에 불과

"증권사 입맛을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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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이 1500개사를 넘고 있지만 각종 동향 분석대상에 포함돼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기업은 극히 일부로 나타났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경우 200∼300개 기업 정도, 중소형 증권사는 150개 안팎의 기업을 기업가치 분석 대상으로 올려놓고 수시로 분석보고서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별로 보면 대우증권이 284개 기업으로 분석 대상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현대증권(229개), 우리증권(164개), 교보증권(143개) 등이 이었다. 이같은 사례는 전체 상장·등록기업 1552개사 가운데 10분의 1 정도만이 여러 증권사의 공통적인 분석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해 866개 등록기업 가운데 50여개사 가량만이 각 증권사 분석 대상에 올라있다.

 증권사 분석 대상 기업이 제한적인 것은 증권사의 영업상 이유와 관련이 깊다. 동양증권 민후식 리서치팀장은 “기업 분석 대상 기업은 시가총액 상위사나 업종 대표주,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업, 실적이 좋거나 개선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만 국한된다”며 “분석 대상에 포함된 200개사 정도가 전체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기관들의 투자대상도 거의 이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관심이 적은 기업들까지 분석 대상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널리스트를 늘리고 더 많은 종목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이는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분석 대상 기업은 경기에 따라 회복기에는 그 수가 늘고 후퇴기에는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부적절해서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는 기업도 있고 회사 경영실적이 들쭉날쭉해 실적 추정 기피 대상이 되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사인 A사에 대해 경영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애널리스트는 “분석 대상에 올려놓은 기업들은 어느 정도 실적이 유지되고 자본금·주식 매수후 환금성 등 최소한의 기본 요건은 갖춰야 한다”며 “시가총액과 업종별 배분이 가장 큰 원칙이 되지만 기업의 주가관리 의지와 기업 투명성 등도 고려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표류하는 기업이 양산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증권회사 직원들조차 회사 이름만 들어서는 상장 또는 등록기업인지, 제도권 밖의 장외기업인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또 주가에 기업 가치가 반영되지 않고 단순히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매대상으로만 전락해 있는 종목들도 부지기수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실질적인 공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면 증권사 분석 대상에는 포함되는 것은 필수적이다”라며 “높은 성장성을 보여줘 관심을 끌거나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을 키워 증권사의 관심 대상에 포함되는 것 등은 개별 기업의 몫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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