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교체 수요 잡아라

내년 1월 `휴대폰 번호이동성제` 시행

 내년부터 도입되는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에 따른 이동전화사업자의 판도변화에 대한 휴대폰 업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번호이동성 도입으로 휴대폰만 교체하면 사용자가 자기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사업자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업체들은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번호이동성이 도입되면 내년 1∼6월에는 1위인 SK텔레콤의 가입자가 2위인 KTF나 3위인 LG텔레콤으로, 7∼12월에는 KTF 고객이, 이후에는 LG텔레콤 이용자가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다.

 ◇가입자 5∼10% 움직일 듯=이동전화서비스업계는 번호이동성으로 사업자를 옮기는 사용자들이 전체 가입자수의 5∼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휴대폰 시장은 올해보다 100만∼150만대 가량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번호이동성에 보조금이 실릴 경우 내년 휴대폰 시장은 올해보다 20% 가량 늘어난 150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연말 SK텔레콤, 연초 LG텔레콤 휴대폰 공급 는다=휴대폰업계는 번호이동성 도입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LG텔레콤의 휴대폰 공급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다만 LG텔레콤에 공급하는 단말기가 SK텔레콤에 비해 평균 10∼2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고 있다.

 휴대폰업체들은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LG텔레콤용 휴대폰 공급을 최대한 늘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연초에는 반짝 LG텔레콤에 대량으로 휴대폰을 공급하고 이후에는 KTF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는 번호이동성으로 LG텔레콤의 휴대폰 공급량이 늘어날 가능이 높다”며 “다른 사업자들과 형평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LG텔레콤 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업체들은 4분기 SK텔레콤의 교체 수요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 한 해 번호이동성에 따른 차등규제를 받는 SK텔레콤으로선 올해 4분기에 최대한 가입자의 휴대폰 교체를 이끌어 내 이탈하는 수를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성의 여파를 최소한 줄이기 위해 4분기에 교체 수요를 대폭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을 붙들려는 SK텔레콤과 이를 뺏으려는 후발업체들의 치열한 마케팅전으로 휴대폰의 판매대수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LG전자에 가장 유리할 듯=번호이동성 도입으로 가장 수혜를 보는 휴대폰업체는 어디일까. 관련업계는 LG텔레콤과 같은 그룹인 LG전자를 꼽고 있다. 보조금이 허용되지 않고 삼성전자가 가격 정책 때문에 LG텔레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그룹사인 LG전자가 적극 나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가격대를 LG전자보다 낮게 형성한 팬택&큐리텔도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상반기 LG텔레콤, 하반기 KTF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내년 시장점유율을 15∼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휴대폰 공급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KTFT 역시 번호이동성으로 모회사인 KTF의 가입자가 증가할 경우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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