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청계천상권수호대책위원회 박창기 회장

 “주어진 여건과 현실을 생각하며 합리적 해결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8월 청계천상권수호대책위원회 2대 회장으로 선출된 박창기 사장(63·아세아전자상가 문화전기 대표)은 합리적 사고와 행동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는 청계천 복원사업이 가시화된 이후 줄곧 서울시 및 정부 관계자와 주변 상인들에게 청계천 일대 상가와 상권이 갖는 의미, 올바른 변화·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때로는 설득도 해 왔다.

 청계천에서 가장 먼저 상인들과 서울시를 상대로 현실을 인정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청계천 상권을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그였다.

 그는 복원공사가 이미 시작됐고 결국 마무리돼야 한다는 현실적인 면을 상인들에게 설명하는 한편 서울시와 복원사업본부에는 청계천 상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청계천 상권을 발전적인 유지 계승 방안을 도출하라고 강조해 왔다. 어쩌면 이도 저도 아닌 양비론적 시각으로 매도될 수 있지만 그의 논리와 주장은 청계천 상인은 물론 서울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말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상황 판단에 따라 모두가 공감하는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아세아, 세운, 광도, 대림 등 청계천 상가를 단순히 제품을 사고 파는 유통시장 정도로 여긴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곳은 끊임없이 벤처기업형 상품이 연구 실험되고, 제조되며 판로와 성공 가능성까지 판가름되고 있는 종합산업단지입니다.” 그는 청계천 상가가 가진 남다른 의미와 역할,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세아전자상가 한 곳에서 35년간, 음향기기 한 품목으로 장사해온 토박이 상인이다. 하지만 복원사업을 놓고 일방적으로 상인들 편에만 서지 않는다. 상인들의 잘못된 행동까지 분명하게 지적했기에 상인들이 그를 믿고 따른다. 그는 냉정하게 “상인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실현 가능한 요구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청계천 상가의 시발점인 노점상에서 시작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청계천 상가에서 반평생을 살아왔기에 그는 누구보다 청계천 상가를 잘 안다. 현 아세아 전자상가에서 음향기기 조립·판매점을 열고 전자유통 상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 35년 전이다. 진공관라디오와 트랜지스터를 시작으로 지금의 디지털 음향기기 취급까지, 이곳에서 번 돈으로 결혼하고 두 아들의 교육도 시켰다. 그래서 그는 “이곳을 떠날 수도, 버릴 수도 없다”고 했다.

 상권수호대책위 회장이 된 후 서울시와 협의해 설립한 ‘상인대책협의기구’는 단순히 상인의 영업피해보상 문제 해결에 국한된 기구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청계천 상가를 ‘대한민국의 명물 단지’로 만들지 정부와 상인 그리고 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뜻에서 제안하고 이뤄낸 것이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계획되고 있는 청계천 일대 재개발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단순히 깨끗한 건물과 주변 도로를 정비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재개발이 아닙니다. 이곳 상가의 숨은 전통과 청계천 복원 후의 깨끗한 환경이 함께 어우러진 독특한 개성이 살아 숨쉬는 단지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상권수호대책위 회장으로서 그는 상인들의 영업피해 보상 문제를 넘어 국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 상권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지금도 청계천 구석구석을 돌며 뛰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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